'249억'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폭 검거…청소년도 끌어들여

가입자 2000여명 중 10대가 100여명

10대 청소년까지 회원으로 가입시켜 249억원 규모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조직폭력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평범한 아파트에 사무실을 차려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범죄수익금으로 호화 생활을 해왔다.

경기남부경찰청. 연합뉴스

11일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에 따르면 수원지역 조폭 A씨(20대) 등 4명이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구속돼 수원지검에 송치됐다. 이들은 2023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화성 동탄신도시 소재 아파트를 월세로 임차해 사무실을 차려놓고, 총 베팅금액 249억원 규모의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동남아시아 카지노 등에서 실제로 진행 중인 바카라, 슬롯 등의 영상을 송출 받아 가입자들이 영상을 보면서 직접 베팅하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가입자들은 1회당 5000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판돈을 걸면서 도박을 즐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무작위로 광고 문자를 발송해 가입자를 모집했는데, 가입자는 모두 2000여명에 달했다. 이 중에는 10대 청소년도 10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도박사이트 이용자들이 잃은 금액의 20%를 배당금 명목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지난 1월 조폭이 낀 도박 사이트가 운영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 금융계좌와 CCTV 분석 등을 통해 운영자 4명을 전원 검거해 최근 구속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일반 아파트를 월세로 임대해 사무실을 차리고, 수시로 도박 사이트 주소와 금융계좌를 바꿔가며 범행했지만 결국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A씨 등은 범죄 수익금으로 고급 외제 차량과 명품 시계를 구매하는 등 호화 생활을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범행 기간 이들이 사용한 대포통장 40여개를 확보해 범죄 수익이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를 환수하기 위해 기소 전 추징 보전을 신청했다. 또 추가로 대포 계좌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