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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시간만 일할게요"…하루 근무시간 내맘대로 '육성·양립' 최강자 카카오[2025 양성평등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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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100대 기업 성적은?
상장 100대기업 1위 카카오
CJ ENM 40계단 올라 '종합 2위'
상위권 IT·통신·유통·서비스 포진
하위권엔 건설·중화학 등 남초 업종

편집자주국내 주요 기업의 여성인력 활용 현황과 양성평등 노력을 점검하고, 일·가정양립 확산을 목표로 시작된 '아시아경제 양성평등지수'가 올해로 10회를 맞이했다. 양성평등지수는 그간 기업 내 포용과 공존의 문화를 확산시키는 마중물 역할을 해왔다. 아시아경제는 도입 10년을 맞아 지수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평가 항목과 방식을 조정하고 분석 체계도 고도화했다. 지속가능성과 다양성의 가치가 커지는 가운데 양성평등지수가 기업의 나침반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

국내 상장사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5 아시아 양성평등지수'에서 카카오가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는 총점 64.5점으로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했다. 고용·보상·육성·양립·기타 등 5개 평가 부문 모두 고르게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반면 석유화학업체 대한유화는 총점 11.5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아지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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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육성·양립 두각…CJ ENM 급상승

카카오는 '육성'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사회 구성이 높은 점수로 연결됐다. 지난해 3월 정신아 대표이사가 선임됐고, 사외이사의 절반이 여성이었다. 여성 채용과 관리직 육성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성별 기입란이나 사진 등록이 없는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운영 중이다.

카카오는 '양립' 부문에서도 높은 점수를 획득했는데, 유연근무제 활용률이 높았다. 완전선택적 근로제도를 도입해 정해진 총 근무시간 범위 내에서 업무 시작 및 종료 시각, 1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을 위한 다양한 휴가, 근무제도 및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CJ ENM은 총점 63.25점으로 종합 2위에 올랐다. 지난해보다 40계단이나 상승했다. 특히 고용 부문에서 100대 기업 중 유일하게 20점을 넘어 23.5점을 기록했다. 정규직 여성 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62%로 평균(20.51%)을 크게 웃돌았고, 최근 5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육성, 양립 등 다른 부문에서도 고른 점수를 획득했다. CJ ENM 관계자는 "성별과 무관하게 역량 및 성과 달성 위주로 인사 운영을 하고 있다"며 "차별이 발견될 경우 강하게 조치해 능력 중심 조직문화를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종 간 격차 뚜렷…한계 뛰어넘은 기업도

올해도 상·하위권 기업의 업종 차이가 확연했다. 상위권은 IT·통신, 유통·서비스 업종이 주를 이뤘다. 네이버(3위·62.5점), KT(4위·60.25점), LG생활건강(6위·55.75점), 롯데쇼핑(7위·54.25점) LG유플러스·코웨이(공동 10위·49점), SK텔레콤(공동 12위·48.75점), 오뚜기(14위·48.75점) 등이 해당한다. 이들 기업은 정규직 여성 비율이 높고, 여성의 근속연수가 남성과 비슷하거나 긴 경우도 많다. 그만큼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잘 마련돼 있다.

반대로 하위권은 건설, 중화학, 제조업 등 '남초' 업종이 많았다. 90위 이하 기업 10개 중 7개사가 건설업(HDC현대산업개발), 중공업·제조업(한온시스템·한화오션·KG스틸·대한전선·KG모빌리티·대한유화)이었다. 나머지 3개사도 에너지(삼천리·E1), 중공업 중심 상사 기업(현대코퍼레이션)이라는 점에서 궤를 같이한다. 이들 기업은 여성 정규직 비율이 낮고 유연근무나 육아휴직 활용이 적은 점이 점수를 낮춘 요인이 됐다. 일종의 업종 한계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를 극복한 기업도 있다. 종합화학기업 롯데케미칼은 총점 47점으로 공동 16위를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54계단 올라 100대 기업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정규직 여성 비율이나 근속연수·연봉 비율은 비슷한 업종의 다른 기업과 같이 낮았지만, 양립 부문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률만 71%로 100대 기업 평균(12.25%)을 크게 상회했다.


자동차부품 제조 기업 현대모비스 역시 24계단 상승하며 37위에 올랐다. 여성 채용 노력과 유연근무 장려가 주효했다. 업종 특성과 별개로 양성평등, 일·가정 양립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빛을 발한 셈이다.


"오늘은 4시간만 일할게요"…하루 근무시간 내맘대로 '육성·양립' 최강자 카카오[2025 양성평등지수] 원본보기 아이콘
5대 그룹 비교…삼성 '약진' LG '안정'

삼성그룹은 다수 계열사가 상승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보다 3계단 오른 5위에 랭크하며 최상위권에 자리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업계에서 지속적인 양성평등, 가족친화 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한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다양한 모성보호 정책과 임직원 마음건강 관리, 동등한 면접관 남녀 비율 등 다양성과 포용성 기반 인재 영입 원칙 등을 시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작년보다 20계단 끌어올리며 9위를 차지했다. 특출난 부문은 없었지만 전 항목에서 고른 점수를 얻었다. 삼성SDS(25위→14위), 삼성SDI(20위→16위), 삼성물산(33위→22위), 삼성E&A(61위→41위) 등도 순위가 올랐다.


LG그룹 계열사도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LG생활건강(6위)과 LG유플러스(10위)가 두각을 나타냈고, LG에너지솔루션은 36계단 상승한 공동 19위에 올랐다. 높은 여성 사외이사 비율과 유연근무 활용률이 순위 상승을 이끌었다. LG디스플레이(28위)와 LG전자(31위), LG화학(32위) 등 다른 핵심 계열사들 또한 중상위권에 포진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쇼핑이 7위에 이름을 올렸고, 롯데케미칼의 도약에 자존심을 지켰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업종 특성상 전반적으로 중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모비스의 상승세 속 현대글로비스(19위), 현대오토에버(23위) 등이 선전했다.


SK그룹은 계열사 간 등락 편차가 있었다. SK텔레콤은 59위에서 12위로 급상승했다. 유연근무 활용이 순위를 견인했다. SK가스 역시 24계단 오른 33위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11위→25위)와 SK네트웍스(14위→27위)는 순위만 놓고 보면 중상위권에 올랐으나 작년보다는 다소 하락했다.


양성평등, 저출생 해법의 시작

기업의 양성평등 실현과 일·가정 양립을 위한 노력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100대 기업 중 71%가 정부의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보다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해당 인증은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 및 공공기관에 심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다. 인증 기준이 까다롭고 3년마다 재인증을 받아야 하는 등 인증 유지에 지속적인 관리와 노력이 필요하다. 2008년 첫 인증 기업이 나왔고, 2024년 말 기준 국내 6502개의 사업장이 인증을 획득했다. 가족친화인증을 획득했다는 것은 최소한의 법적 의무를 충족하고 가족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에 의지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족친화 우수기업 로고. 여성가족부

가족친화 우수기업 로고.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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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100대 기업 중 81%는 직장어린이집(직영·공동·위탁)을 운영하고 있었고, 운영하지 않더라도 보육비 지원 제도 등을 갖춘 경우가 많았다. 71%는 산모를 위한 수유실이나 휴게실을 갖추고 있었다. 여성 직원이 참여 가능하거나 여성 직원을 위한 리더십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은 85%였다.


특히 23%는 '경력단절여성'을 지원하는 제도에 참여하거나 회사 차원의 별도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는 저출생 극복에 기업이 직접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 보고서는 경력단절을 우려해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이 늘고 있고, 이 같은 여성의 선택이 출산율 감소의 40%가량을 설명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경력단절 방지를 위한 정책은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는 여성의 수를 줄여 출산율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일·가정 양립 제도와 포용적 조직 문화가 계속 확산·정착해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혁파하고 지속 가능성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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