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SKT 글로벌 A&I 성장사업추진실장
AI·QPU 융합 데이터센터 추진
항만 이상징후 감지 센서 실증
양자 키분배 등 보안 기술 상용화
3000km 넘는 양자 암호망 구축

이상민 SK텔레콤 글로벌A&I센터 성장사업추진실장이 1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아시아미래기업포럼’에 참석해 주제발표 하고 있다. 강진형 기자
"양자 컴퓨터는 제조 공정을 최적화하고, 신약과 신소재를 개발하며, 금융 사기를 탐지하는 정확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양자 기술은 미래의 핵심 기반 기술이 될 것입니다."
이상민 SK텔레콤 글로벌A&I센터 성장사업추진실장은 11일 아시아경제가 주최한 미래기업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며, "SKT는 향후 AI 반도체뿐 아니라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아이온큐의 양자처리장치(QPU)를 결합해 자사 AI 데이터센터에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양자 컴퓨터는 계산이 매우 복잡하거나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장비다. AI 학습, 신약 후보 물질 분석, 금융 사기 탐지처럼 기존 컴퓨터로는 처리 속도나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던 분야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이 실장은 "올해 SKT는 미국 양자 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와 손잡고, 양자 보안 센싱에 이어 양자 컴퓨터 사업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양자 기술이 기존 ICT(정보통신기술) 인프라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미래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 범위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SKT는 일찌감치 단일 광자를 감지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정밀하고 먼 거리까지 감지할 수 있는 양자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활용해 부산과 인천 항만의 위험지역에서 이상징후를 감지하거나 침입 여부를 탐지하는 기능을 실증했으며, 가스 누출을 감지하는 센서도 개발 중이다.
이 실장은 "양자 센싱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을 감지하는 데 탁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양자 기술은 이제 실험실을 벗어나 산업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다"며 "2025년은 양자역학이 정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로, 양자 기술이 보안·센서·컴퓨터 기술에서 혁신을 이끄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SKT는 10년 넘게 양자 기술에 투자하며 선제적으로 미래 기술을 준비해 왔다"고 설명했다.
SKT는 2011년 양자 기술 전담 연구소를 만들고 암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2018년에는 스위스에 있는 세계적인 양자 보안 기업 아이디큐에 투자해, 통신망에 '양자 키 분배 기술'과 '양자 난수 생성기'를 적용했다.
양자 키 분배 기술은 양자역학의 성질을 이용해 암호 키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암호 기술은 수학 계산의 복잡성에 의존했다면, 이 기술은 누군가 광자의 상태를 측정하면 상태가 바뀌는 특성을 활용해, 도청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전하다고 평가된다. SKT는 이 기술을 2019년 서울과 대전, 대구를 잇는 5세대 통신 백본망에 적용했다.
또 최근에는 이 기술에 '양자 내성 암호'를 결합한 새로운 방식의 하이브리드 암호 기술도 선보였다. SKT는 이 기술을 반도체 한 개 칩에 담은 'Q-HSM'을 개발해 국가정보원 보안 인증까지 획득했다.
양자 난수 생성기는 예측할 수 없는 완전한 무작위 숫자를 만들어내는 기술로, 보안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SKT는 2020년부터 삼성전자와 협력해 이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폰인 '갤럭시 퀀텀' 시리즈를 출시해, 실제 상용 단말기의 보안 수준을 높였다.
양자 암호 통신망도 확대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정부가 추진한 '디지털 뉴딜 양자 사업'을 수주해 1200㎞ 규모의 양자 암호 통신망을 구축했고, 국가 융합망 사업을 통해 800㎞ 길이의 양자 백본망을, 또 다른 시범 사업을 통해 서울판교대전까지 250㎞ 구간의 양자 암호망을 설치했다. SKT는 지금까지 누적 3000㎞가 넘는 양자 암호망을 구축해 왔다고 설명했다.
해외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SKT는 아이디큐(IDQ)와 함께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유럽 양자 통신망 구축 사업에 참여해 양자 키 분배 장비 주요 공급사로 활동하고 있다. 또 싱가포르 정보통신발전청이 추진하는 전국 양자 보안망 구축 사업에도 참여해 아시아 지역 생태계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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