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즈가 기부를 유도하는 효과는 제한적이고 대다수 시민은 굿즈 이미지에서 단체 정체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더미래솔루션랩이 지난달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프로'를 통해 성인남녀 1014명을 상대로 실시한 '기부 굿즈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6%는 "기부 결정이 굿즈 유무와 무관하다"고 답했다. "굿즈가 있으면 더 기부한다"는 응답은 15.6%에 그쳤다. 반면 굿즈 중심 캠페인에 대해 "사회적 가치와 상업성이 애매하게 섞여 있다"고 본 응답자는 31.7%, "과열 경쟁 우려"는 43.8%에 달했다.
시민들은 기부 참여·단체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부금 사용의 투명성·효과'(60.1%)를 꼽았다. 향후 캠페인에서 바라는 점으로도 '기부금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 및 커뮤니케이션'(44.8%)이 가장 높았다.
굿즈 이미지 평가에서는 정체성 전달의 한계가 확인됐다. 더미래솔루션랩은 7개 주요 NGO(월드비전, 굿네이버스, 유니세프, 초록우산, 세이브더칠드런, 밀알복지재단, 희망친구 기아대책)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용 굿즈 홍보 이미지를 기관명을 가린 채 제시하고 인식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43.4%가 "전혀 유추할 수 없었다"고 답했으며, 37.6%는 "상품 광고 같다"고 평가했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어떤 활동인지 알기 어렵다"는 응답도 32.7%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고연령층일수록 굿즈에 덜 반응했다. 기부 여부가 굿즈와 무관하다고 답한 비율은 ▲20대 35.5% ▲30대 42.8% ▲40대 47.7% ▲50대 54.6% ▲60대 59.7% 순으로 나타났다.
김경하 더미래솔루션랩 소장은 "굿즈가 기부 참여의 '입구'는 될 수 있지만, 기부 이후 경험과 가치를 설계하지 않으면 지속적인 신뢰를 얻기 어렵다"면서 "디자인 경쟁이 아닌, 캠페인 메시지의 진정성과 공공성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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