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샤 등 주요 외국계 기업 7곳
작년 본사 로열티 등 송금액 1.4조원…26%↑
당기순이익 총 1조2944억원 vs 법인세 3662억원
샤넬코리아·루이비통코리아·에르메스코리아·한국코카콜라·한국필립모리스·오비맥주·코스트코코리아 등 주요 외국계 소비재·유통 기업 7곳이 지난해 배당금과 로열티 등 명목으로 본사로 송금한 금액이 1조4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 벌어들인 경영 성과를 훨씬 웃도는 수준을 해외로 가져가면서 이들 기업은 법인세 부담을 덜었지만, 대규모 자금 유출로 인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악화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7개 외국계 기업이 2024회계연도 기준으로 본사에 송금한 배당금 총액은 1조412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6%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총 1조2944억원이다. 본사 송금액이 순이익을 1185억원 초과한 것이다.
기업별로 보면 한국코카콜라는 당기순이익 516억원 대비 222%에 달하는 1143억원을 본사로 보냈다. 여기엔 배당금(510억원), 상표권 사용료(416억원), 서비스 수수료(216억원) 등이 포함됐다.
한국필립모리스도 비슷하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중간배당 444억원, 브랜드 사용에 따른 로열티 794억원 등 1238억원을 본사에 지급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순이익(2240억원) 대비 118%인 2648억원을 본사로 송금했다. 배당금은 2000억원, 로열티는 648억원이었다. 로열티는 매출의 1%를 고정 지급하는 구조로, 이익 규모와 무관하게 유출되는 비용이다. 오비맥주는 3328억원을 배당금으로 본사에 보냈다. 당기순이익이 2410억원으로, 배당성향은 138%다.
명품 브랜드 3사 역시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순이익 2815억원 중 2170억원을 배당해 배당성향 77%를 기록했다. 에르메스코리아는 순이익 2095억원 중 1950억원을, 샤넬코리아는 순이익 2060억원 중 130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성향은 각각 93%, 63%다.
반면 이들 7개 외국계 기업이 지난해 국내에서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3662억원에 불과하다. 배당금과 로열티 등 본사 송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코스트코코리아의 법인세 납부액은 순이익 대비 1%에 불과한 22억원에 그쳤다. 외국계 기업이 한국 사업장을 '현금 지급기'로 인식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외국계 기업들의 역외 송금은 경상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국계 기업의 배당 송금이 몰리는 4월에는 거주자와 비거주자 간 발생하는 '급료 및 임금' '투자소득'의 차이를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경상수지는 57억달러(약 7조7250억원)로, 외국인 배당 등으로 3월보다 30억달러 이상 줄었다. 본원소득수지가 3월 32억3000만달러 흑자에서 4월 1억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2010년 이후 지난해까지 4월 본원소득수지는 2012년(224억1000만달러)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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