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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기 필수재료인데…중국이 가진 협상 카드 '사마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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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수출규제에 전투기 생산 차질
생산단가·환경규제로 대체 어려워

아마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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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2차 무역협상에서 잠정 합의가 도출됐지만, 희토류 수출규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으면서 미국과 서방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 이후 확보가 어려워진 군용자석 생산 필수재료인 '사마륨(Samarium)'은 공급부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투기와 미사일 생산 등 군비확충을 위한 필수품이지만, 아직까지 대체 공급망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앞으로 이어질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확실한 돌파구가 마련되지 못할 경우 미국과 유럽의 군비확장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中 희토류 공급망 차단에 '사마륨' 품귀현상…군용자석 필수광물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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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최근 군용자석 생산 주 원료인 사마륨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 정부가 4월부터 희토류 수출규제를 실시해 2개월 이상 수입이 끊기면서 재고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4월4일부터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7개 희토류 원소에 대해 자국 기업들이 당국의 특별 수출허가 없이 타국에 판매하지 못하도록 막았다.


미국과 중국이 9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재개한 무역협상에서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희토류 수출 허가를 6개월동안 한시적으로 풀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향후 이어질 무역협상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자원무기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클 하트 중국 주재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중국 공급업체들이 앞으로 6개월간 희토류 수출을 다시 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고 하지만 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할 것"이라며 "희토류가 미국 군수업체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어 중국 기업들이 대규모 수출허가를 신청하는데 소극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마륨은 대부분 군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더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다. NYT는 "예전에는 사마륨 원석을 미국의 민간 자석업체에 수출하고 이 자석업체가 다시 미군에 군용자석을 납품하는 우회수출이 가능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사마륨 원석을 미국 민간기업들에게 수출하는 것까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수출길이 사실상 막힌 상태"라고 지적했다.


사마륨은 코발트와 합금해 군용자석으로 생산되는데 섭씨 350도의 고온에서도 자성을 유지할 수 있어 전투기와 로켓 및 미사일 엔진에 필수 재료로 불린다. 전자기파를 흡수하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어 스텔스 전투기의 외장 도료로도 쓰인다. 미국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35 기종 1대에만 23㎏ 정도의 사마륨이 들어간다고 NYT는 전했다.

美 대체 공급망 확보 시도…생산단가·환경규제가 발목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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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중국 외에 사마륨을 수입할 대체 공급망 확보에 주력하고 있지만 생산단가와 환경규제 등 여러 걸림돌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내 광산기업 지원은 물론 우방국가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중국 공급망을 대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중국은 희토류 채굴의 61%, 가공 및 제련의 92%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수출규제 대상이 된 사마륨을 비롯한 희토류 7종의 경우 99%를 중국에서 생산, 가공 중이다. 나머지 1%는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 이전인 1970년대까지는 호주에서 사마륨 원석을 채굴한 프랑스 제련공장들이 미군에 납품했지만 1990년대부터 자원고갈과 환경규제로 광산과 공장들이 모두 폐쇄됐다. 반대로 중국 정부는 개혁개방 이후 희토류 시장 장악에 힘을 기울여왔다. 영국 버밍엄 대학의 개빈 하퍼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1990년대부터 중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낮은 환경기준과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희토류 채굴과 가공 능력 개발에 집중했다"며 "광물 채굴과 정제, 군용자석과 같은 완제품 제조까지 전체 희토류 가치사슬 전반에서 중국의 지위는 독점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그동안 저렴한 중국 사마륨 수입에 의존하며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덴버 메트로폴리탄 주립대의 스탠리 트라우트 교수는 NYT에 "미국 국방부 규정에서 군용자석의 주조 또는 제련은 미국이나 우방국에서 이뤄져야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정작 군용자석의 재료인 희토류는 어디서든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며 "중국 네이멍구자치구에서 생산되는 사마륨은 다른 지역보다 매우 저렴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미군이 의존해왔다"고 밝혔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규제가 완전히 풀리지 않으면 앞으로 미국과 유럽의 군비 확충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에 따른 군사 지원으로 이미 군용자석을 많이 소진한 상태"라며 "이미 중국은 미국보다 5~6배 빠른 속도로 첨단무기와 장비를 확보 중인데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규제로 군수품 생산 속도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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