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이상현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공수여단장이 계엄 당시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가라'고 지시한 당사자가 윤 전 대통령이 맞다고 재확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9일 오전 10시 15분부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6차 공판을 열고 이 전 여단장에 대한 반대신문을 진행했다.
앞서 이 전 여단장은 지난 5차 공판에서 계엄 당시 곽종근 당시 특전사령관을 통해 '국회의원 끄집어내라', '도끼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윤 전 대통령 지시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 측이 이 전 여단장의 언론 인터뷰와 수사기관 조서에서 '대통령' 표현 대신 '상부'라는 표현을 쓴 점을 지적하며 "대통령이라는 단어는 못 들은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전 여단장은 "대통령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또 "상부와 화상회의를 했다고 들었고 '누가 그런 지시를 했느냐'라고 물었을 때는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어 "그 이후에 차량 탑승 인원도 대통령으로 들었고, 곽 전 사령관 통화 직후 대대장과 통화할 때 이렇게 전달했다"며 "만약 상부라고 했으면 누군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대대장에게 갑자기 '대통령 지시'라고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이 형사처벌을 피하려고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이 전 여단장은 "이 사건 이후 부하들이 망연자실한 심정으로 있어서 알고 있는 자초지종을 다 말했다"며 "부하들에게 '한 가지 약속한다. 만약 내 밑으로 내 부하들이 처벌을 받으면 나는 죽어버리겠다'고 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거짓말할 생각으로 군 생활하지 않았다"고 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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