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진짜 문제는 이민"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맞서는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민 감소가 관세보다 경제에 더 부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포천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미국 경제가 당면한 문제는 이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6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노동력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외국 태생 근로자 수가 2020년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미국 노동 시장에는 약 3270만명의 이민자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근로자 5명 중 1명은 해외에서 왔다는 의미다. 경제학자들은 전임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불법체류자를 포함해 약 580만명의 이민자가 미국 노동 시장에 합류했다고 추정한다. 포천은 바이든 행정부 시절 이민 증가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와는 대조적이다. 도이체방크가 미국 세관 및 국경 순찰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남서부 국경에서 불법 이민 적발 건수는 월평균 1만2000건으로 급감했다. 2022년 1월부터 2024년 6월까지는 월평균 20만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된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체방크 외환 리서치 책임자는 "모두가 관세의 영향에 주목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진짜 문제는 이민 감소"라며 "이민자 수는 지난 몇 년 대비 90% 이상 감소했는데, 이는 노동력 증가 속도가 200만명 이상 둔화한 것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관세보다 경제에 훨씬 더 지속적이고 부정적인 공급 충격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 이유로 고용 증가세 둔화를 지목했다. 그러나 Fed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이민 단속 강화 조치는 금리 인하를 미룰 요인을 제공한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해 여름 이후 약 4.2% 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월가에서는 이민자 유입이 줄고 추방이 늘며 노동 공급이 줄었고, 이에 따라 실업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고용 증가분도 줄었다고 본다. 모건스탠리는 강제 추방과 이민 둔화로 올해 실업률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월간 고용 증가가 지난해 21만명, 현재 17만명에서 올해 말 9만명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는 이민 급감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이미 타격을 입은 달러화 등 금융 시장에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라벨로스 책임자는 "지난해 미국은 높은 고용 증가와 낮은 임금이라는 골디락스(이상적 경제 상황) 조합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바로 많은 이민자 수 때문"이라며 "최근 이민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그 반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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