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진, SNS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석법 적용해 연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최문정 교수 연구팀이 성별에 따라 디지털 해킹 피해 경험과 대응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해킹으로 인한 사이버 범죄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기존 연구는 주로 기술적 측면에만 집중돼 있다. 사회인구학적 특성에 대한 분석은 부족한 실정이다.
KAIST 연구진이 SNS 빅데이터에 인공지능 분석법을 적용해 해킹 피해에 대한 남녀 간 행동 패턴 차이를 규명, 이를 바탕으로 해킹 피해 완화 정책과 맞춤형 보안 대응 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하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격차' 중에서도 '제3레벨 디지털 격차(The Third-Level Digital Divide)'의 관점에서, 젠더에 따른 해킹 피해 경험의 차이를 분석했다. '제3레벨 디지털 격차'는 유사한 디지털 접근성과 사용 능력을 갖춘 사용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디지털 활용 결과의 사회적 불균형을 의미한다.
연구팀이 해킹 피해를 본 소셜미디어(SNS)의 게시물 1만3000여건을 수집해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결과, 여성은 게임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온라인 서비스 영역에서 남성보다 해킹 피해 경험을 더 많이 보고했다.
남성은 게임 관련 서비스의 해킹 피해가 두드러졌다. 여성은 해킹으로 인해 평판 손상, 금전적 손실, 개인화된 콘텐츠의 변경 등 부정적인 결과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해킹에 대한 대처 전략에서도 젠더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해킹 출처를 추적하거나 계정을 복구하는 등 능동적인 전략을 주로 사용했지만, 여성은 피해 사실을 공유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등 사회적 자원을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허은진 박사과정 학생은 "디지털 격차를 논의할 때 단순히 인터넷 접근성이나 모바일 기기 사용 능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디지털 접근성과 역량이 유사하지만, 디지털 경험의 사회적 영향이 다르게 나타나는 '제3레벨의 디지털 격차'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최문정 교수는 "인구 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행동 패턴을 반영한 맞춤형 보안 교육·지원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신고된 사이버 위협 피해는 2023년 1277건, 지난해 1887건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 수치는 일부일 뿐 실제 피해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 기업과 정부 부처는 해킹 등 침해사고가 나도 신고 의무가 없다.
국내 사이버 공격 대응은 민간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과 관련된 분야는 국방부, 공공 부문은 국가정보원이 맡고 있다. 국가안보실이 사이버안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사안에 따라 국정원, 민간, 국방이 협력하는 체계도 구축돼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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