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개 중 72% 인상…최고 인상률은 오징어채
탄핵정국 혼란기에 기업들 가격 인상 단행한 듯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가공식품의 가격이 줄줄이 인상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난해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상승한 가공식품은 초콜릿, 커피, 빵, 라면, 냉동식품 등 53개 품목에 달했다. 이는 전체 가공식품 74개 품목 가운데 72%에 해당한다.
해당 기간 가격이 5% 이상 오른 품목은 19개다. 초콜릿은 10.4%, 커피는 8.2% 올랐다. 양념 소스와 식초, 젓갈은 7% 넘게 인상됐다. 빵과 잼, 햄·베이컨은 각각 6%가량 올랐다. 고추장과 생수도 비슷한 폭으로 상승했다.
아이스크림과 유산균, 냉동식품, 어묵, 라면은 각각 5% 안팎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케이크, 단무지, 스낵과자, 편의점 도시락, 즉석식품, 혼합조미료 등은 3∼4% 올랐다.
상승률이 가장 높은 품목은 오징어채로 31.9%가 올랐다.
반면 식용유(-8.9%), 두부(-4.1%), 국수(-4.1%), 밀가루(-2.2%) 등 17개 품목은 가격이 내려갔으며 당면 등 4개 품목은 변동이 없었다.
이같은 가공식품 가격 인상은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전에는 기업이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 협조 차원에서 가격 인상을 자제했으나, 탄핵정국의 혼란기에 가격 인상을 한꺼번에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과거에도 국제 곡물 가격 급등이나 환율 상승 등의 이유로 일부 기업이 가격을 인상한 적은 있었지만, 작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한 상황에서도 동시다발적으로 가격이 오른 것은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어 "동원F&B, 대상, 매일유업, 빙그레, 오비맥주, CJ제일제당 등 대부분 업체에서 지난해 매출원가 증감률이 매출액 증가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았다"면서 "이는 원가 부담이 비교적 크지 않은데도 가격을 올렸을 가능성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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