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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서 손 맞잡은 정청래·노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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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복당 등 다양한 해석

정청래 의원·노관규 시장, 순천만국가정원 산책. 순천시 제공

정청래 의원·노관규 시장, 순천만국가정원 산책. 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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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저녁, 순천만국가정원. 은은하게 켜진 촛불들 사이를 두 남자가 나란히 걸었다. 손을 맞잡고, 웃으며, 시민들 속을 뚫고 나아갔다. 한 명은 무소속 시장 노관규, 또 한 명은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로 떠오른 정청래 의원이다.


두 정치인의 만남은 자연스럽고 우호적인 장면이다.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는 '캔들라이트 행사' 참석차 내려온 정 의원이 지역 시민들과 인사하고, 노 시장은 개최지의 시장으로 환대했다.

그러나 정치란 늘 겉보다 속이 복잡한 법. 대통령 취임 직후, 그것도 이재명 정부 3일 차에 이뤄진 이 만남은 단순한 스킨십 이상의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정 의원은 이번 방문에서 순천과 여수, 아랫장 등을 잇달아 찾았다.


전남을 중심으로 한 이번 행보는 호남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그의 위치에서 자연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번째 주말의 '정치적 선택지'가 전남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정청래는 이번 방문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호남을 잊지 않았다'는 첫 메시지를 전한 셈이다. 순천이라는 상징적 지역에서, 그것도 무소속 시장과 함께하는 연대의 모습은 '정권은 바뀌었지만, 민심과의 끈은 이어지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정 의원은 민주당 차기 당 대표 경선에서 유력한 주자로 거론된다. 그런 그가 순천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인사 이상의 전략이 깔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순천은 전통적으로 정치 지형이 복잡한 곳이다. 민주당의 뿌리가 깊지만, 무소속 시장이 압승한 지역이기도 하다. 정청래가 노관규 시장과의 스킨십을 통해 무소속-민주당의 '유화 메시지'를 연출함으로써, 당내 강성 이미지를 완화하고 중도층과의 접점을 넓히는 효과를 노렸을 가능성이 있다.


정 의원 입장에서 노관규 시장은 중요한 정치적 카드다. 비록 소속은 다르지만, 행정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노 시장과의 협력은 새로운 정권하에서도 실용 정치를 구현하는 '모범 사례'로 쓰일 수 있다.


가능한 시나리오 몇 가지를 유추해 본다면 첫째, 정무직 제안 가능성이다. 차기 개각이나 당직 인선에서 노 시장 측 인사가 발탁된다면 이는 묵시적인 동맹관계로 해석될 수 있다.


둘째, 정당 복귀 중재다. 노 시장이 향후 민주당 복당을 고려할 경우 정청래가 교량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민주당은 지역 내 무소속 변수 제거, 노 시장은 정치적 활로가 크게 열리면서 '윈윈'이 가능하다.


정치는 생물이고, 정치란 본디 손을 내미는 예술이다. 정치적 갈등이 끊이지 않는 순천에서, 정청래와 노관규가 함께 걸은 그 짧은 산책은 어쩌면 '정치란 다투는 것이 아니라 협력을 추구하기 위해 손을 잡는 일'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상기시킨다.


촛불 사이로 지나가는 두 정치 거물들을 시민들은 그저 웃으며 바라보았지만, 정치는 늘 그 웃음 속에서 다음 수를 준비한다. 정 의원의 발걸음은 단순한 방문이 아니다. 그것은 메시지고, 신호이며, 선언이다. 정치가 갈등을 뛰어넘어 화합의 예술로 다시 회복되길 바라는 많은 순천 시민들의 바람도 맞잡아 주었으면 한다.





호남취재본부 이경환 기자 khlee276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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