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만명 넘게 우크라에 파병
우크라·한반도 등 국제정세 관련 논의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4일(현지시간)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양측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 복구, 우크라이나 한반도 상황 등을 논의했다. 쇼이구 서기의 방북은 지난 3월 김 위원장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이후 두 달 만이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을 통해 "쇼이구 서기와 김정은 위원장이 쿠르스크주 복구 전망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 4월 말 우크라이나군에 일시 점령됐던 쿠르스크 일부 지역을 완전히 탈환했다고 주장하며, 이 작전에 북한군이 참여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에 따라 후속 복구 사업에도 북한군이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돼 왔으며, 이번 회담에서 관련 사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안보회의는 "쿠르스크 해방에 참여한 북한군의 '역사적 행동'을 기념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쇼이구 서기는 지난달 28일 모스크바에서 리창대 북한 국가보위상과 만나 "쿠르스크를 자신의 조국처럼 지키려고 러시아군과 어깨를 나란히 한 한국(북한)군의 위업에 특별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안보회의는 또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해방을 도운 북한 전사들의 기억을 항구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1만1000~1만2000명 규모의 병력을 러시아에 파병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중 약 4000명이 전사하거나 부상을 입었다. 올해 초에는 약 3000명의 병력이 추가로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메시지에 담긴 사안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국가안보회의는 "쇼이구 서기와 김 위원장이 해당 메시지에 포함된 문제들을 논의하는 데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고 했다.
아울러 양측은 우크라이나 전황과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국제 현안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지난해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의 정신에 따라 양자 관계를 심화·확대해나갈 방안을 폭넓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북한 러시아대사관도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김 위원장이 쇼이구 서기를 영접했으며, 대화는 우호적이고 상호 이해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이어 "양측은 다양한 분야의 협력 문제와 함께 우크라이나 위기 및 한반도 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가 북한에 최근 우크라이나와의 직접 협상 상황을 공유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국 간 대규모 포로 교환이 진행 중인 가운데, 우크라이나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군 포로 2명의 송환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김 위원장의 연내 방러 일정도 거론됐을 가능성이 있다.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지난달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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