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선 세무조사 리스크 여전하다는 우려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와중에도 한양증권 인수를 자신했다. 주식매매계약(SPA) 기한인 이달 말까지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권이 교체된 만큼 국세청의 대응에 따라 결과가 바뀔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이달 말까지 한양증권 인수를 끝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KCGI 고위 관계자는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지만, 우리 회사의 규모가 크지 않고 조사 내용도 광범위하지 않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조만간 마무리되면서 한양학원과 맺은 SPA 기한 내 거래를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 3월부터 KCGI의 탈세 혐의 관련 특별 세무조사를 벌였다. '기업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이 맡아 강성부 KCGI 대표는 물론, KCGI 퇴직 직원들까지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세무조사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중단된 바 있다. KCGI는 올해 1월 금융위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KCGI가 한양학원과 맺은 SPA 기한이 이달 말까지라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계약이 무효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앞서 KCGI는 지난해 8월 한양학원 등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29.6%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초 인수가격은 2500억원대였지만 SPA를 체결하면서 인수가는 2200억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KCGI와 한양학원의 협상 의지는 확고하다. KCGI는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 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금융그룹 포트폴리오에 욕심을 내고 있고, 한양학원은 증권사를 매각해 산하 건설사인 한양산업개발과 한양대병원에 자금을 지원해야 한다. 한양산업개발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한양대병원은 전공의 파업으로 각각 타격을 입었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낙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아직 확신하기 이르다고 보고 있다. 정권이 교체된 만큼 국세청에서 여러 거래와 조사 내용을 새 정부에 보고하면서 어떤 변수가 튀어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사모펀드에 대한 국민 여론이 싸늘한 것을 고려하면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한 사모펀드운용사(PE) 관계자는 "국세청은 예전부터 정권 교체기에 큰 힘과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새 정부가 특별 세무조사와 관련된 건들은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기에 KCGI가 마냥 자신하기는 이르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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