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원주 국민연금 CIO, 유럽 출장길
마드리드·런던 등 신규 투자처 모색
군인공제회, 1000억 규모 펀드 착수
연기금, 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이 부동산, 인프라 등 실물투자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와 수요 회복 기대 속에 국내외 실물자산 시장이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자 투자에 나설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스페인 마드리드와 영국 런던, 에딘버러 등을 방문해 유럽 지역 인프라·부동산 투자 자산에 대한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투자 운용 현황을 점검하고 신규 투자 지역과 섹터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다.
마드리드에서는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그레이스타(Greystar), 인프라 투자사 아스테리온(Asterion)을, 런던과 에딘버러에서는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 아디안(Ardian) 등 글로벌 인프라 운용사들을 만나 투자 전략과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출장에는 국민연금 인프라투자실장과 런던사무소 유럽인프라투자팀, 유럽부동산투자팀 등이 동행했다.
서 CIO가 지난 1월 인프라 신규 투자처 발굴을 위해 호주를 방문한 지 4개월여 만에 다시 출장길에 오른 건 유럽 부동산 시장이 투자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과 연관이 깊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유럽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자산 가격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올해부터 단계적인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섹터별로는 오피스가 2026~2027년까지 약 6% 수준의 수익률을, 물류가 2025~2027년 8% 내외의 수익률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e커머스 확산에 따라 조정이 진행됐던 리테일의 경우도 부실 자산 중심의 투자 기회가 부각될 것으로 봤다. 또 투자 지역과 관련해서는 "영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이례적인 거래 증가세를 보이며 유럽 시장 회복을 선도하고 있다"며 "글로벌 자본 유입과 함께 물류·멀티패밀리 중심의 구조적 수요 확대가 본격화되며 시장 회복 기대감을 높인다"고 짚었다.
군인공제회도 적극적인 부동산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1000억원 규모의 국내 부동산 개발형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위탁운용사 2곳을 선정해 각각 500억원씩 투자할 예정이다.
공제회는 그간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자금을 집행하는 '프로젝트 펀드'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해왔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운용사가 자율적으로 투자 대상을 결정하는 '블라인드펀드'를 도입했다. 블라인드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율적이고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분산 투자해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고점을 지나 인하 국면에 진입하며 부동산 시장의 점진적 사이클 전환이 예상된다"며 "공사비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조달 비용 부담 등으로 신규 공급이 줄어드는 가운데 정부 정책에 따른 사업성 개선이 예상돼 수익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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