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는 미국산 칩 유무와 관계없이 발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산 칩 없이도 중국의 인공지능(AI)은 발전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규정을 비판했다.
황 CEO는 28일(현지시간) 엔비디아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규제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을 더 강화하는 요소"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미국의 리더십이 위태롭다"며 "미국의 정책은 중국이 스스로 AI를 개발할 수 없다는 가정에 기반하는데, 이러한 가정은 명백히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 플랫폼이 AI의 기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맞춰 성능을 하향한 중국용 H20 칩을 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강화하며 H20 칩에 대해서도 수출 제한을 통보했다. 황 CEO는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H20의 성능을 더는 낮출 수 없다"고 했다.
새로운 중국용 칩을 출시할지 묻는 말엔 "트럼프 대통령은 계획이 있다. 나는 그 계획을 신뢰한다"며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은 발표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했다.
엔비디아 실적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의 영향이 나타났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5~7월) 450억달러의 매출을 예상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의 전망치인 459억달러에 미치지 못한다. 엔비디아는 최근 중국 시장에 대한 H20 칩 수출 제한이 없었으면 다음 분기 실적 전망치가 약 80억달러 더 높았을 것이라고 했다.
크레스 콜레트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매출 총이익률이 하락했다"며 "그러한 영향이 없었으면 매출 총이익률이 예상치를 상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엔비디아가 공략할 수 없는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중국 시장 규모가 500억달러로 증가할 것인데, 500억달러의 기회를 잃었다"고 덧붙였다.
콜레트 CFO는 "새로운 (반도체 수출) 규정이 엔비디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해외 경쟁사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재고 처분에 대한 유예 기간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엔비디아는 중국 수출길이 막혔지만 글로벌 판매를 다각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하며 사우디아라비아 기업과 최신 AI 칩 공급 계약을 맺고, 아랍에미리트의 데이터 센터 구축에 참여하게 됐다. 황 CEO는 다음 주 유럽에 갈 예정이라며 "모든 국가에 주권적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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