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결혼서비스 가격조사 결과
지역·시기별 결혼 비용 편차 커
서울 강남, 식장·스드메·식대 비용 가장 비싸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에게 결혼식 비용은 여전히 큰 부담이다.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부터 예식장 대관료, 식대까지 기본적인 서비스만으로도 수천만원의 비용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결혼 시기와 장소에 따라 많게는 20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났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14개 지역 소재 결혼식장(370개), 결혼준비대행업체(152개)를 대상으로 결혼서비스 가격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4월 기준 예비부부들의 결혼서비스 총 계약금액은 평균 2101만원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이 340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경상도가 1209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결혼식을 올리는 지역에 따라 2200만원 넘는 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구체적으로 결혼식장 중간가격은 전국 평균은 1555만원이었다. 서울 강남은 3130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부산은 815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스드메 패키지 중간가격은 290만원으로, 전라도(345만원)에서 가장 높았고, 인천(212만원)에서 가장 낮게 조사됐다.
결혼 시기도 결혼 총비용을 좌우하는 요소였다. 전국 370개 결혼식장 모두 성수기가 존재한다고 응답했는데, 성수기에는 계약금액은 중간가격 기준 1620만원으로 비수기(1170만원)보다 평균 450만원가량 비쌌다. 성수기로는 10월(95.9%), 5월(90.0%), 4월(89.7%), 11월(80.3%)이 꼽혔고, 특히 4월의 계약금액이 1725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결혼식장 외에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등 이른바 '스드메' 비용도 지역별 편차가 컸다. 스튜디오(20P 앨범, 20R 액자 기준)는 평균 135만원이다. 지역별로는 강원도가 159만원으로 가장 높고 경기도와 충청도가 10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드레스(본식 1벌+촬영 3벌)는 평균 155만원으로 대전이 222만원, 서울(강남 외)이 110만원이었다. 메이크업(본식+촬영)은 평균 76만원으로, 서울 강남이 99만원으로 가장 비쌌다. 광주가 32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하객들의 축의금 액수를 결정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는 식대도 지역·시기별 차이가 컸다. 특히 서울 강남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의 경우 축의금 5만원으로는 식대를 충당하기조차 어려웠다.
식대(대인 1인당 식대와 최소보증인원을 곱한 금액) 중간가격은 1183만원이다. 서울 강남이 22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부산이 705만원으로 가장 낮아 세 배 이상 차이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식대 중간가격은 5만8000원으로 서울 강남이 8만5000원, 경상도 4만4000원보다 약 2배 높았다.
결혼서비스 선택품목에선 결혼식장 '생화 꽃장식'(225만원), 스튜디오 '원본 구매비'(22만원), 드레스 '퍼스트 웨어'(200만원), 메이크업 '헤어변형'(35만원) 등이 예비부부의 부담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메이크업 서비스의 경우 '얼리스타트비'라 불리는 새벽 시간대 시작 요금이 존재하는데, 새벽 4시~5시 사이 시작할 경우 중간가격이 2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에 포함된 522개 결혼서비스 업체 중 63.6%는 가격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결혼준비대행 업체의 경우 86.8%가 최소한의 가격도 제공하지 않았는데, 가격 공개를 꺼리는 이유로는 '표준화 어려움'(56.6%)과 '경쟁사 노출 우려'(28.6%)가 가장 많았다.
한국소비자원은 "결혼서비스 시장의 건전한 발전과 청년세대의 합리적 소비를 지원하기 위해 앞으로도 지역별 결혼서비스 가격을 매월 조사하고, 격월 단위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결혼서비스 업체의 자율적인 가격공개를 유도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어갈 계획이다"이라고 밝혔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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