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원전 드라이브'…글로벌 원전 3강 시대
현대건설, 대형원전·SMR 수주 파이프라인 최다
DL이앤씨·삼성물산·대우건설도 글로벌 시장 공략
“수년간 구조적 성장”…증권가 ‘바이콜’ 확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대형 원전의 재가동과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을 명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민간 원전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에 이어 미국까지 원전 확대 정책을 선언하면서 "기술력과 시공 경험을 모두 갖춘 한국 건설사들에 기회"라며 증권가의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27일 송유림·김예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전 수주는 미국, 프랑스, 한국 3강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며 "한국은 경쟁력 있는 단가와 안정적인 납기 이행 능력으로 실질적인 수주 가능성이 높은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히 " 현대건설 은 단일 기업 기준으로도 글로벌 최대 규모의 원전 파이프라인을 확보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현대건설은 '원전 르네상스'의 최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대형 원전과 SMR 양축에서 글로벌 수주 기회를 확장하고 있다. 루마니아 체르나보다 원전 1호기 설비개선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불가리아 코즐로듀이 원전(7·8호기)의 설계·조달·시공(EPC) 사업 본격화가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약 70억 달러(약 9조5000억원) 규모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의 전략적 협업을 통해 유럽 원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건설은 SMR 분야에서도 미국 홀텍사와의 협력을 통해 미시간주 '펠리세이즈'에 SMR-300 실증사업을 준비 중이다. 올해 4분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국 역사상 최초로 건설되는 SMR이다.
DL이앤씨 도 SMR 확산에 발맞춰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에 지분을 투자 중이다. 국내에서는 i-SMR 실증사업을 위한 EPC 및 시공기술을 내재화하는 중이다. 삼성물산 은 미국 뉴스케일 파워에 지분을 투자한 데 이어, 루마니아 SMR 6기 건설 사업에서 기본설계(FEED)를 수행 중이다. 대우건설 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주도하는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입찰에 시공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형 원전 기술인 APR1000·APR1400의 시공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김진범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전 EPC 시장이 정상화 흐름에 진입했고, 국내 주요 건설사들은 기술적·정책적 기반을 이미 갖춘 상태"라며 "현대건설, DL이앤씨, 대우건설, 등은 유럽·중동·미국 등지에서 실질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상상인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참여 중인 주요 기대 프로젝트로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우디 신규 원전 2기 ▲불가리아 신규 원전 ▲폴란드 퐁트누프 민간 원전 ▲루마니아 뉴스케일 SMR ▲국내 i-SMR 실증사업 등이 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원전 사이클이 단기 테마에 그치지 않고, 향후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구조적 성장 흐름이라는 데 무게를 싣는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원전은 단기 이슈가 아닌 에너지전환 구조 속 고정축이며, 특히 SMR은 중장기 핵심 수출 전략으로 작동할 것"이라며 "원전 수주산업은 실적보다 선행 기대감이 먼저 반영되는 영역인 만큼, 지금부터 주가 반응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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