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준석은 사표 아닌 미래 투자" 파장
김근식 "하와이 알현, 읍소 결과가 이것인가"
김대식 "언젠가 함께할 자산이라는 뜻" 진화
정계 은퇴 후 미국 하와이에서 생활하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가 아니라 미래 투자"라고 말해 정치권이 들썩인 가운데,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25일 "자가당착, 후안무치, 적반하장"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선대위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19일 미국 하와이를 방문한 국민의힘 대선 선대위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장, 김대식 대외협력본부장, 조광한 대외협력부본부장, 이성배 선대위 대변인이 홍 전 시장(가운데)과 손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홧김에 서방질인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라며 "본인이 당의 본류라며 한동훈을 용병이라 비난하던 분이, 본인이 당의 정통이라며 중도 합류 인사를 근본 없다고 모질게 비난하던 분이, 당 대표 2번에, 대선후보, 원내대표, 5선 국회의원, 대구시장, 경남도지사까지 온갖 당의 혜택 다 받으신 분이, 당의 주인이라며 으스대던 전직 당 대표가 우리 당 말고 이준석 찍으라고 공공연히 떠드는 막장극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친윤(친윤석열)이 하와이까지 알현 가서 읍소한 결과가 고작 이것인가"라며 "일부 친윤들은 한 전 대표 출격에도 옷 입은 것만 시비 걸고, 이준석에게는 당권 거래로 단일화 운운하고, 새벽 쿠데타까지 강행하며 옹립하려 했던 한덕수는 어디 갔는지 찾아보지도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직 한동훈 트집 잡기에만 몰두하는 이유가 뭔가. 친윤 기득권들은 도대체 무엇이 두려운 건가"라며 "보수 혁신 없이, 친윤 구태 청산 없이 우리 당의 미래는 없다"고 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자신의 온라인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 한 지지자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올리자, "이준석에 대한 투표는 사표(死票)가 아니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적어 파장이 일었다. 앞서 홍 전 시장이 국민의힘에 대해 비판 발언을 쏟아내자 당에서 이른바 '하와이 특사단'까지 파견해 김문수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전했으나, 홍 전 시장이 직접 이 후보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낸 것이다.
이 후보는 곧장 자신의 SNS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하와이에서 온 메시지의 뜻은 명확하다"라며 "대한민국의 젊은 세대가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는 굳건한 정치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모두 투표장으로 나가달라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대표님 감사하다"라는 인사도 덧붙였다. 반면 김 후보는 "홍 전 시장께서 말씀을 활발하게 하는 것에 대해 특별한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며 "시점을 멀리 미래를 보면 기다릴 수 있고, 현재 시점으로 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는 여러분이 잘 아실 것"이라고 답했다.
홍 전 시장을 하와이에서 만나고 온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홍 전 시장의 발언을 두고 여러 해석과 비판이 오가고 있다"며 "선거를 앞둔 이 시점에서 다소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 저 역시 충분히 공감한다"고 했다. 다만 "이 후보는 과거 우리 당의 대표였다. 보수 정치의 한 흐름을 이끌었던 인물이고, 보수의 변화와 개혁을 얘기했던 정치인"이라며 "지금은 비록 선거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함께해야 할 소중한 자산임을 잊지 말자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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