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된 6억원 출처 확인 안 하고 66회 결제
주 정부 송금 실수…여성은 “악의 없어” 호소
아르헨티나에서 주 정부의 실수로 송금된 거액의 돈을 사용한 주민의 사례가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매체 클라린은 베로니카 아코스타라는 여성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아코스타는 양육비 8000페소(약 9500원) 입금을 확인하기 위해 자신의 은행 계좌를 조회했는데, 5억1000만 페소(약 6억1000만원)의 거액이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이 돈의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필요한 물품을 사들이는 데 썼다.
현지 언론은 아코스타가 돈을 쓴 내역을 보면 식료품부터 냉장고,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텔레비전, 바닥 마감재, 변기 부속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고 전했다. 심지어 중고 자동차를 결제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금액은 아르헨티나 산루이스주 정부 회계사의 실수로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 정부는 착오 송금 이튿날인 지난 7일 행정 실수를 확인하고 하루 만에 아코스타의 계좌를 동결해 90% 가까운 돈을 회수했으며, 나머지 10%는 추적이 진행 중이다.
또한 경찰은 아코스타를 비롯해 돈을 이체받은 5명에 대해 형사 절차를 밟고 있다. 입·출금 명세 분석 결과 아코스타는 24시간 동안 66차례에 걸쳐 계좌 이체를 통해 돈을 썼는데, 경찰은 국세청에 소득 증빙을 할 필요가 없는 송금액 한도인 50만 페소(약 60만원)에 맞추려는 의도였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코스타는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억울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돈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했다"고 "악의적으로 돈을 써 버린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주 정부 돈이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르기 전까지 누구도 내게 그 돈의 소유자에 대한 정보를 통지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아코스타의 변호사도 "주 정부의 실수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은 게 없다"면서 "뉴스를 봤을 때 경찰이 집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출처를 알 수 없는 거액을 마구 쓴 아코스타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주 정부가 자신들의 실수를 일반 주민에 떠넘긴다며 성토하는 여론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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