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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키지 않아도…알아서 예측해 행동하는 AI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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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기술 '엠비언트 AI', 기술이 공간을 바꾼다

스마트폰도 키오스크도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계와 소통할 수 있을까.


엠비언트(Ambient) AI는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기술이다. 사용자의 명시적인 명령 없이도 기기가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필요에 따라 알아서 반응하는 공간을 만든다. 서로 다른 장치나 시스템을 이어주는 접속 장치인 인터페이스가 사라진 자리에 기술이 들어오면서, 기술은 더 진화하고 있다.

엠비언트 AI는 단일 기술이 아니라 센서, 엣지(분산) 컴퓨팅, 네트워크, 시각·청각 등 다양한 감각 정보를 통합·분석하는 멀티모달 인식 등 다양한 ICT 기술의 융합 위에서 작동하는 종합 시스템이다.

엠비언트 AI는 주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맥락을 파악해 적절한 실행을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움직이고, 사용자 개입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엠비언트 AI를 '사실상 UX의 종착역'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픽사베이 제공

엠비언트 AI는 주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맥락을 파악해 적절한 실행을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움직이고, 사용자 개입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엠비언트 AI를 '사실상 UX의 종착역'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픽사베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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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맥락을 파악해 적절한 실행을 독립적으로 결정한다. 명령을 '입력'하지 않아도 AI가 먼저 움직이고, 사용자 개입 없이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엠비언트 AI를 '사실상 UX(사용자 경험)의 종착역'이라 부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사용자 명령 없이 기기가 주변 상황 이해, 예측해서 반응

엠비언트 AI가 기존 자동화 시스템과 다른 점은 '맥락 인식'에 있다. 센서가 감지한 온도·습도·조도·움직임·음성 등 다양한 신호를 종합 분석하고, AI는 이를 바탕으로 다음 상황을 예측한다. 즉, 기기는 인간의 명령 없이도 판단을 수행하고, 상황에 적합한 반응을 스스로 조정할 수 있다.


가정 내에서는 이미 구현 사례가 다양하다. 세탁기와 연동된 센서가 옷의 소재나 오염 정도에 따라 작동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하고, 냉장고는 식품의 상태를 파악해 재고를 보충한다. 의약품 포장에 부착된 센서는 사용자의 복약 여부를 추적해 복용 누락이나 과다 복용 시 경고를 보낼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도시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조 현장에서는 기계의 진동, 온도, 작동 패턴 등을 감지해 고장을 예측하고, 공정 흐름을 자동으로 전환한다. 도로와 교통 인프라에서는 차량 흐름, 날씨, 조도 등을 종합해 실시간으로 신호 체계를 조율하며, 고령자 돌봄 시스템에서는 일상 동선을 기반으로 낙상 위험을 사전에 인지해 보호자에게 알린다.


엠비언트 AI는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뿐 아니라,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를 재설계하고 있다. 특히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 계층에게도 사용자 개입 없이 기술 접근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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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언트 AI는 단지 하나의 응용기술이 아니다. 센서, 네트워크, AI 연산, 엣지 하드웨어, 초저전력 반도체, 멀티모달 알고리즘, 보안 아키텍처까지 거의 모든 ICT 기술 분야가 통합돼야 구현 가능한 기술이다. 그만큼 기술 전반에 걸쳐 수요를 촉발하고, 연쇄적인 생태계 진입을 유도하는 구조다.


포르노 산업이 영상 압축 기술을 앞당겼고, 게임 산업이 GPU 발전을 견인했듯, 엠비언트 AI는 다양한 ICT 기술 분야에 실질적인 상용화 유인을 제공하는 '목적지 있는 수요처'로 기능하고 있다.


2034년 4067억 달러…연평균 20% 이상 고성장

이 같은 기술적 상호작용은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은 자사 스마트홈 기기뿐 아니라 엣지 AI 칩, 센서 모듈, 전용 운영체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 개발하며, 바이두와 텐센트는 도시 기반의 AI 감지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있다.


유럽 주요 도시들도 에너지 효율화와 공공안전 강화를 위해 엠비언트 AI 기반의 도시 인프라 전환을 시도 중이다. 이처럼 엠비언트 AI는 단지 기술의 한 분기점이 아니라,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기폭제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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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비언트 AI 시장의 성장 전망도 아주 높다. 주요 글로벌시장 조사기관들은 연평균 20% 이상의 고성장을 점쳤다. 마켓리서치퓨처(Market Research Future)에 따르면, 글로벌 엠비언트 AI 시장 규모는 2025년 658억 달러에서 2034년 4067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연평균 성장률은 22.4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는 2024년 약 292억1000만 달러에서 2032년까지 연평균 24.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1723억2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요 적용 분야는 스마트홈,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리테일, 교통 등의 산업에 우선 적용하고, 나머지 산업 분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과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스마트홈 상호운용성 표준인 '매터(Matter)'의 주요 구성원으로 매터 확산에 적극 참여하며 글로벌 생태계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정부도 2023년 '에브리웨어 AI'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스마트시티, 교통, 공공 인프라 중심의 엠비언트 AI 확산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초기 단계다. 민간의 기술 투자는 서비스 단위에 치우쳐 있고, 공공 영역은 시범 사업 위주로 제한적인 성과를 내고 있을 뿐이다. 특히 AI 모델 개발에 편중된 정부의 연구개발(R&D) 자금 구조에서 센서, 엣지, 네트워크 인프라 등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는 뚜렷한 전략 없이 분절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엠비언트 AI 생태계 조성, 종합적인 연구개발 계획 시급

김재호 세종대학교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물인터넷·스마트시티 플랫폼 프로젝트그룹(PG1001) 의장)는 "현재 정책은 초거대 AI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으며, 생성형 AI와 피지컬 AI 간의 균형 잡힌 정책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센서, 네트워크, 사물인터넷(IoT), 가전, 기계, 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과의 융합을 통한 엠비언트 AI 생태계 조성과 종합적인 연구개발 계획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재호 세종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김재호 세종대 지능정보융합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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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른 정책 당국의 인식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최근 대선 정국에서 주요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AI 산업 육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부분 'AI 챗봇', '디지털 민원 처리' 수준의 얕은 접근에 머물고 있다.


AI는 단순한 응용 프로그램 수준의 기술이 아니다. 엠비언트 AI는 인공지능이 실생활에 구현되는 대표적 형태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 전제는 반도체, 통신, 보안, 센서, 클라우드 등 거의 모든 ICT 인프라를 아우른다. 즉, 엠비언트 AI는 'AI 산업이란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가'를 현실에서 가장 잘 보여주는 실물 사례다.


이런 산업적 구조를 간과한 채 추진하는 'AI 정책'은 산업적 파급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엠비언트 AI를 소비자 기술로만 인식하지 않고, 기술 수요 전체를 견인하는 전략 인프라로서 접근하는 정책적 전환이다. 규제 정비와 인프라 투자, 기술 표준화 대응까지 총체적 전략 없이는 또 하나의 '기회는 있었으나 구조는 없던 기술'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김 교수는 "AI 챗봇이나 디지털 민원 처리 서비스는 당연히 추진돼야 할 분야지만, 이는 생성형 AI 기반의 기술로 산업 전반에 대한 파급 효과는 제한적"이라면서 "다양한 기술이 유기적으로 융합된 엠비언트 AI 기술 중심의 산업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이런 전략이 우리 산업 전반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령화와 인구 감소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변화는 엠비언트 AI 기술이 먼저 도입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면서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관련 기술 및 산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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