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감세안, 1표차로 하원 통과
재정악화 전망에 美 국채 시선집중
국채 가격 소폭 하락…달러는 상승
10년물 금리 4.59%, 30년물은 5.1%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22일(현지시간) 보합권에서 혼조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 공약을 담은 법안이 미 의회 하원을 통과하며 재정적자 우려가 증폭된 가운데 투자자들은 경계감 속에 주식과 국채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미 국채 가격은 소폭 내리고 있고 달러는 상승세다.
이날 뉴욕 주식 시장에서 오전 10시32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1포인트(0.22%) 내린 4만1768.34를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81포인트(0.05%) 하락한 5841.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03.43포인트(0.55%) 상승한 1만8976.08에 거래 중이다.
미 하원은 이날 공화당 주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개인소득세·법인세 인하, 팁 면세 등 대규모 감세와 추가 국방비 지출을 담은 이 법안은 찬성 215표, 반대 214표로 가까스로 가결돼 상원으로 넘어갔다. 이 법안이 상원 문턱까지 통과해 최종 확정되면 미 재정적자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이 법안으로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향후 10년간 3조8000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가 무디스의 미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적자를 확대할 감세안을 밀어붙이자 시장은 세계 최대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이날 현재 각각 4.59%, 5.1%를 기록 중이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의 감세안 추진, 미 국채 경매 입찰 부진에 10bp(1bp=0.01%포인트) 넘게 급등한 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재정 악화 공포에 투자자들이 철옹성 같던 미 경제에 대한 신뢰를 거둬들이고 있다는 평가다.
미 국채 경매 입찰 부진도 금리 상승을 가속했다. 전날 미 재무부는 160억달러 규모의 20년물 국채 입찰을 진행했다. 투자 수요 부진에 전날 국채 경매 낙찰 금리는 5.047%로 202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6개월 평균(4.613%)보다 46bp나 높았다. 국채 물량을 받아 줄 시장의 분위기가 신통치 않자 미국이 위험 프리미엄을 더 얹어 준 셈이다.
이는 관세 불확실성으로 흔들리던 국채 시장에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혼란스러운 관세 정책을 밀어붙이자 지난달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미 주식, 국채, 달러를 동반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미 자산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여기에 관세발(發) 인플레이션까지 현실화되면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국채 금리를 추가로 자극할 수 있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무역 정책과 재정 전망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재점화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며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관세·예산 위험이 주목받으면서 이 같은 변동성은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목별로는 구글 알파벳이 3.54% 오르고 있다. 엔비디아는 0.86%, 테슬라는 1.87% 상승세다. 애플은 0.71% 떨어지는 중이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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