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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오피스 경쟁]①초고액자산가를 잡아라…증권사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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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고액자산가 1만명 돌파
절세·2세 경영수업 수요 늘어
8개 증권사 경쟁, 2개사 진출 검토

# 변압기 전문기업을 운영 중인 A씨는 최근 고민에 빠졌다. 이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노후를 준비해야 할 때가 왔는데 자식이 가업 승계를 원치 않고 있어서다. 전문 경영인을 앉히자니 비용은 물론 신뢰할 수 있는 인재를 찾기도 쉽지 않다. 좋은 조건으로 기업을 인수해줄 투자처를 물색해야 하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앞길이 막막하다. 그런 그의 고민을 해결해준 곳이 바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다. 증권사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그는 좋은 조건으로 기업을 매각할 수 있었다.


# 중견기업 오너인 B씨도 승계 문제를 증권사 패밀리오피스에 일임했다. 오랜 시간 자산관리를 맡겨왔던 증권사였기에 신뢰가 갔고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통해 승계에 필요한 각종 문제를 종합적으로 처리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후계자 교육에 필요한 부분도 도움을 받았다.

한국 사회 전반의 고령화로 은퇴 이후의 자산 보호 및 세대 간 자산 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도 관련 사업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부유층 가문의 자산을 관리하며 상속·기업 승계·절세 등을 돕는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초고액자산가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늘어나는 상속자들…종합 자산 관리 눈길

KB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4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자산 10억원~100억원 미만을 보유한 '자산가'는 42만1800명으로 2023년 대비 5900명 증가했다. 300억원 이상인 '초고액자산가'는 1500명 늘어 1만100명을 돌파했다. 이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설문조사를 통해 파악된 바로는 '한국 부자'의 60.8%가 상속과 증여를 경험했다. 또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주안점을 두면서도 가상화폐와 같은 새로운 투자 기회에 개방적이다. 특히 재산 축적에 있어서 세대 간 이전 전략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새로운 수익원에 목마른 증권사들이 파고든 지점이 바로 여기다.

[패밀리오피스 경쟁]①초고액자산가를 잡아라…증권사 선점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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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의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는 2020년 삼성증권이 'SNI 패밀리 오피스'를 론칭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뒤이어 NH투자증권(프리미어블루 패밀리 오피스), 미래에셋증권(더 세이지) 등 대형 증권사들이 잇따라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경쟁 시장이 형성됐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미래에셋증권, 신영증권 등 8개 증권사가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현대차증권과 메리츠증권도 서비스 개시를 검토 중이다.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의 고객 기준은 증권사마다 차이가 있으나, 일반적으로 금융자산 100억원~200억원 이상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삼성증권은 투자 가능 자산 1000억원 이상, 예탁자산 300억원 이상으로 가장 높은 기준을 적용한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100개 가문을 고객으로 유치하며 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돌파했다.

종목 추천을 넘어 일생의 동반자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기존 자산관리 서비스의 차이점은 연속성에 있다. 단기적 수익 창출을 위한 일회성 투자처 발굴에서 벗어나 가문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과 부의 이전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증권사 패밀리오피스는 은퇴를 앞둔 기업 오너나 자산가의 가업 승계, 후계자 육성, 상속·증여 설계 등을 도우며 고객의 가문과 꾸준히 유대를 쌓아나간다. 자문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된다. 좋은 조건으로 고객이 원하는 딜을 성사하면 자연스럽게 고객의 자산을 맡아 운용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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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패밀리오피스 고객에게는 더 다양한 투자 기회가 제공된다. 일반 자산관리가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 금융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사모펀드, 프라이빗 딜, 공동투자 등 다각화된 자산군을 대상으로 비공개 투자 기회와 전략을 제공한다.


증권사들은 다양한 투자 기회 창출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골드만삭스, 칼라일, MBK 파트너스 등 글로벌 운용사의 사모 대체펀드를 자사 패밀리오피스 고객에게 독점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글로벌 부동산 투자 컨설팅사인 나이트프랭크, 해외보유자산 승계 전문기업인 에스테이트앤트러스트자문과 협력해 해외 부동산 투자 및 해외자산 상속·증여 관련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골드만삭스자산운용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펀드를 국내에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초고액자산가 대상 해외부동산 투자자문 서비스 강화를 위해 알시온 그룹과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및 후계자 육성 지원까지 확장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패밀리 오피스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세미나 및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특히 금융 지식이 부족한 오너 2세대를 위한 1대1 맞춤형 교육을 통해 장기적인 가업 승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B증권은 기업 CEO 및 기업 오너를 위한 포럼을 통해 네트워킹 및 비즈니스 교류 기회를 제공한다. NH투자증권은 글로벌 이민·유학 컨설팅 등의 라이프스타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증권사들의 점포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지만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점포는 예외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더 세이지(The Sage) 패밀리오피스' 점포를 강남 지역에 신설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국내 초고액자산가 자산관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월 'PB 라운지 서초'와 'PB 라운지 판교'를 동시에 오픈했다. PB 라운지는 한국투자증권이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 금융 점포로 고액자산가들이 밀집한 지역에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국내 증권사의 초고액자산가 고객 확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

아가고 있다"면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는 증권사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초고액자산가들을 벤처캐피탈 및 모험자본의 공급원으로 유도하는 등 국내 자본시장 및 금융산업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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