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이직 제의 받은 前 SK하이닉스 직원
檢공소장 "업무용 노트북 재택근무지로 반출"
"아이패드로 하이브리드본딩 자료 77장 촬영"
화웨이에 이직하려고 기술을 빼돌려 재판에 넘겨진 SK하이닉스 전 직원 김 모 씨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자료를 아이패드로 77장 찍어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HBM은 SK하이닉스가 보유한 첨단 기술로, 인공지능(AI)의 엔진으로 불린다.
22일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김 씨는 2022년 2월 7일 중국 주재원으로 근무하던 당시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으로 이직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 씨는 이력서 작성에 사용할 목적으로 다니던 회사의 업무용 노트북을 재택근무지로 가져온 후, 같은 해 5월 20일경 회사 'HyDisk TF문서함'에 접속했다. 여기서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정보가 포함된 '웨이퍼 본딩(Wafer Bonding 강의자료_20190522.pptx' 파일을 자신이 소지하던 아이패드로 총 77장 촬영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HBM 구현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김 씨가 찍은 자료는 2022년 당시 초기 기술(이미지 센서나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적용중인 W2W 방식의 기술)이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씨가 이를 중국 기업에 직접 유출한 정황은 공소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김 씨가 집중했던 것은 이직 제의를 받았던 하이실리콘에 필요했던 CMOS 이미지센서(CIS)였다. 김 씨는 2022년 3월 11월부터 14일까지 이 회사 이력서를 준비하면서 CIS 영업비밀 PPT 자료를 인용했고, 이를 하이실리콘 인사담당자에게 전달했다고 검찰은 공소장에서 밝혔다. 다만 하이실리콘으로 이직은 보류됐고 김 씨는 5개월 후인 8월 17일경 또 다른 중국회사로 이직을 제안받았다. 김 씨는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영업비밀 PPT 자료를 첨부한 이력서를 회사에 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 씨는 같은 해 SK하이닉스의 내부 감사에서 적발됐고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의 수사 끝에 7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슷한 시기 SK하이닉스에서 기술을 빼돌려 기소된 중국인은 항소심 선고(수원고법 형사 2-1부)에서 징역 5년 및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징역 1년 6월 및 벌금 2000만 원이 선고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이 유출되고 회수되지 않아 피해회사와 대한민국의 재산상 손해 액수를 가늠할 수조차 없다"고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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