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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④]텔레그램 주문·가상자산 결제…추적 힘든 외국인 밀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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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국가 안보 '마약 방어선'
현지 경찰과 공조 작전 난항
위장 수사 안 되는 마약 범죄
검경 나뉜 수사체계도 발목

지난해 7월 태국에서 우리 경찰과 인터폴이 마약 밀매범 검거 공조 작전을 벌였다. 국내 공범을 잡은 경찰은 태국에 공급책이 있다는 첩보를 얻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걸었다. 태국 현지 경찰이 도왔다. '라이언피시-마약(LIONFISH-MAYAG) Ⅱ' 작전이었다. 피의자가 추적 낌새를 채고 주거지를 자꾸 옮기는 바람에 일주일 시간이 지체됐지만 결국 검거에 성공했다.


수사관들 사이에서 마약 수사는 가장 난도 높은 수사로 꼽힌다. 검찰에는 '진짜 특별수사는 마약 수사'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마약 유통 경로가 다양해지고 대량화하면서 수사를 포함한 마약 방어선 구축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다뤄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변화무쌍 마약 조직, 추적은 소걸음

20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은 2만3022명으로 2023년(2만7611명)에 이어 2년 연속 2만명을 넘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이 762명으로 2020년 370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베트남 국적이 222명(29.1%)으로 가장 많고, 태국 202명(26.5%), 중국 187명(24.5%) 순이었다. 점점 많은 외국 마약 밀매범이 우리 국경을 넘나들며 마약을 유통하고 있다.

[뉴스인사이드④]텔레그램 주문·가상자산 결제…추적 힘든 외국인 밀매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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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경찰은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에 마약국제공조계를 신설했다. 이 부서에선 해외 도피 마약 사범을 잡기 위해 현지 경찰과 접촉하고 주요 밀수국에 대한 공조 작전을 편다. 검찰도 인터넷 마약 유통 정보를 실시간 감시하는 'E-drug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했다. 올해 '인공지능(AI) 다크웹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해 다크웹을 통한 마약 광고 추적도 시작했다.


그러나 갈 길은 멀다. 텔레그램으로 마약을 주문하고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찾아가는 마약 유통 체계는 변화무쌍하다. 가상자산 결제, 새로운 합성 마약의 지속적 등장처럼 마약범들의 추적 피하기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엔 기존 검사로는 투약 여부를 찾아내기 힘든 이른바 '스텔스 마약'까지 등장했다.


마약 유통을 차단하는 관건은 공급의 맨 윗단에 있는 대량 공급책을 찾아 검거하는 데 있다. 유통조직 위로 올라갈수록 추적이 힘든 '점조직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범행을 주도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챙기는 주범은 대개 해외에 있다. 지난해 8월 경찰은 경기도 수원과 인천 일대의 한 유흥업소에서 마약 유통 조직을 검거했지만, 베트남의 총책 검거에는 실패했다. 일선서의 한 마약 수사관은 "외국은 한국처럼 CCTV도 없는 경우가 많고, 기관들의 협조나 지인·가족의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피의자와의 접점을 찾기가 어렵다"며 "인터폴 협조마저 잘 안 되는 나라들도 있다"고 했다.

수사의 제도적 한계도 있다. 마약 수사에는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위장수사'가 필요할 때가 있다. 그런데 법적 한계가 있다. 위장수사가 허용되는 분야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성범죄 정도로 국한돼 있기 때문이다. 마약 범죄의 경우에도 신분 비공개 수사, 신분 위장 수사를 가능케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으나 국회 문턱을 못 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마약 유통 등에 대응하려면 위장수사 등 다양한 수사 기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약 안보에 검경 수사권 조정이 왜 필요한가"

검경 수사권 조정도 마약 수사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이 원칙적으로 1차 수사를 맡고, 검찰은 500만원 이상 마약 밀수 등에만 개입할 수 있었다. 2022년 9월 법 개정으로 검찰 직접 수사 범위가 확대되긴 했지만, 여전히 클럽·유흥주점 등에서 벌어지는 마약 투약 등은 직접 수사를 할 수 없다.


경찰이 태국 경찰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현지에서 마약 사범을 잡아들이고 있다.Chat Gpt

경찰이 태국 경찰과의 공조수사를 통해 현지에서 마약 사범을 잡아들이고 있다.Chat 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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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경찰의 마약 수사 전담 인력은 380여명, 예산은 52억원이었다. 강릉 옥계항으로 들어온 '코카인 2t'처럼 국경 넘어 바다로 밀려드는 마약을 찾아내야 하는 해경의 마약 수사 인력은 86명, 예산은 13억5000만원이다. 이래서는 국가안보라는 마약 방어선에 구멍이 숭숭 뚫릴 수밖에 없다.


마약 수사검사 출신인 김희준 변호사는 "마약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수 있는 마약청 같은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면서 "검찰 마약 수사관들은 입직할 때부터 마약 전문으로 들어오는데, 수사권 조정으로 범위나 권한이 쪼개지면서 그 능력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박승욱 기자 ty16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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