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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고생만 한 남편 그리워"…다시 돌아온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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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식 후 열사 묘역 참배 이어져
"남편 삶 비통…헌법 전문 수록을"
'소년이 온다' 문재학 열사 참배도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김순자(72)씨가 남편 고 김영철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김순자(72)씨가 남편 고 김영철 열사의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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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평생 고생만 하다가 간 사람아…. 너무 오랜만에 와서 미안해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열린 후 열사들의 묘역 앞에서 유족들은 비통한 마음에 한숨을 내뱉었다.


"내가 너무 오랜만에 왔지" 말하며 고 김영철 열사의 묘비를 어루만지던 김순자(72) 씨는 "평생 고생만 하다간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열사의 아내 김순자 씨와 아들 김동명(50) 씨는 묘비 옆에 놓인 열사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면서 "젊은 시절 고생만 한 사람인데 너무 불쌍해서 어떻게 하느냐"며 통곡했다.

들불야학을 이끌어온 김영철 열사는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해 투사회보를 만들며 5월 27일 최후 항쟁까지 옛 전남도청을 지켰다.


김 열사는 1980년 5월 27일 도청을 지키던 이들 중 32세로 가장 연장자였으며, 유일하게 혼인신고를 했던 집안의 가장이었다고 한다. 도청을 지키다 고 윤상원 열사의 죽음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했고, 본인도 계엄군이 쏜 총탄 7발을 맞았지만, 극적으로 살았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모진 고문의 후유증에 병상 위에서만 남은 생을 보내다 19년 만에 세상을 등졌다.

김영철 열사의 가족들이 광주 동구 구도청 앞에서 김 열사의 생전 모습을 그린 그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독자 제공

김영철 열사의 가족들이 광주 동구 구도청 앞에서 김 열사의 생전 모습을 그린 그림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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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명 씨는 "아버지는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밤에 제대로 잠이 들지도 못했다"며 "세 남매가 아버지가 통증이 있으시던 왼쪽 팔과 다리를 주물러주면서 제발 낫게 해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가 들불야학 교사 시절과 1980년 5월 광장에서 있던 사진이 교과서에 실려 있는 걸 보곤 고등학교 2학년 딸이 할아버지냐고 물어봤었다"며 "질문을 듣는 순간 그리움에 사무치게 올라오면서도 아버지가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아내 김순자 씨도 "김 열사가 도청을 지키러 간다고 했을 땐 제 몸엔 세 남매 중 막내인 딸을 8개월째 임신한 상태였다"며 "계엄군의 총을 맞고도 살았을 땐 너무도 하늘에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하지만 계엄군의 모진 구타와 후유증에 젊은 시절 내내 투병만 하다 돌아가셨다"며 "젊은 시절을 들불 야학과 민주주의를 위해 바쳐서 안타깝다. 5·18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돼 다신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고 호소했다.


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인 문재학 열사 묘역을 찾는 참배객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았고, 참배객들을 맞이하는 문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씨를 위로했다.


한국현대사연구회의 도움을 받아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에 온 일본인 30여명은 어눌한 말투로 "힘내"라고 말했고, 김 씨와 포옹하며 5·18 열사들을 추모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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