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르기' 속 매수세 유입 약화
4월 PPI, 전월比 0.5% 하락
소매판매는 0.1% 확대…증가율 둔화
다이먼 "경기 침체 가능성 배제 안해"
미국 뉴욕 증시의 3대 지수가 15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합의 이후 들뜬 기대감이 진정된 이후 매수세가 약해지며 시장은 비교적 차분한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발표된 도매물가는 예상 밖으로 크게 하락했고, 소매판매는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에서 블루칩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71.69포인트(0.65%) 오른 4만2322.75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24.35포인트(0.41%) 상승한 5916.93,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9포인트(0.18%) 하락한 1만9112.32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주말 미·중이 첫 무역 협상에서 관세율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하면서 시장에서는 급속한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일부 누그러졌다. 다만 양국 간 무역 합의 직후 폭발한 매수세가 약화되며 시장에서는 관망하는 장세가 연출되고 있다.
칼라모스 인베스트먼트의 조 쿠식 수석 부사장 겸 포트폴리오 스페셜리스트는 "경기 침체 우려가 약화되고 주식시장이 탄탄한 기반을 다지면서 시장은 신중한 낙관론으로 전환됐다"며 "하지만 여러 거시경제와 미시경제 위험 요인이 지속돼 투자자들은 걱정의 벽을 헤쳐나가야 한다. 다음 단계는 현재 상승세가 확대돼 여름까지 지속될지, 아니면 조정 국면으로 접어들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소매판매 증가세는 둔화됐다. 이날 미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소매판매는 7241억달러로 집계돼 전월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보합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소폭 웃돌았다. 하지만 소매판매 증가율이 3월 1.7%에서 4월 0.1%로 급락하며 소비 심리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매물가는 예상 밖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5% 내렸다. 당초 시장에서는 0.2% 상승을 예상했는데 오히려 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월 수치(0%)도 크게 밑돌았다. 서비스 가격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관세 정책으로 인한 마진 압박에도 기업들이 비용 부담을 일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자들은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우려했지만 소비 심리가 빠르게 냉각되면서 기업들이 관세 비용을 가격에 전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제이미 콕스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예상했다면 이 지표들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성장은 둔화되고 있지만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하락)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날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이먼 회장은 블룸버그 TV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와 관련해 "우리는 그런 상황을 피하고 싶지만 이 시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며 "경기 침체가 온다면 얼마나 크고 오래 지속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풋로커가 딕스 스포팅 굿즈와의 합병 소식에 85.7% 급등했다. 유나이티드 헬스는 법무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 이후 10.93%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0.38%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0.23% 올랐고 테슬라는 1.4% 내렸다.
국채 금리는 도매물가 하락 소식에 약세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8bp(1bp=0.01%포인트) 내린 4.44%,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도 전일보다 9bp 내린 3.95%를 기록 중이다.
뉴욕(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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