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열리는 APEC 통상회의서 별도 만남
미측에서 국내기업 단독면담 요청한 건 이례적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16일 비공개 단독면담을 진행한다. 15일부터 양일간 제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회의 자리에서 만날 예정인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국내 기업에 면담을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자리에서 미국 해양·조선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이며 한미 관세 협상에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APEC 통상회의는 그리어 대표 등 미 정부 대표단이 참석해 우리 정부와 고위급 2차 관세 논의를 할 예정이다. 취임 후 첫 방한 중인 그리어 대표는 APEC 통상회의에서 한화오션에 비공개 단독 면담을 먼저 제안했다. 미국 의회는 지난해 12월 미국 조선과 항만 인프라 안보를 위한 '십스액트' 법안을 발의했는데 법안에 들어맞는 유일한 선박회사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는 지난달 한미 2+2 통상 협의에서 정부가 제시한 맞춤형 조선 협력 방안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필리조선소 투자 외 추가 투자 방안, 해양 인력 육성 협력 방안, 신규 선박 건조 일정 등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제안이 미국의 선박건조 일정과 맞아떨어진다면 대규모 선박 건조에 대한 패키지 요청도 가능하다.
한화오션은 우선 유지·수리·분해조립(MRO)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군수지원함 월리 시라(Wally Schirra)함에 이어 7함대에 배속된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의 수리 사업을 맡았다. 한화오션은 추가로 올해 5~6척의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미 함정 MRO사업에 호주 조선·방위산업 기업 오스탈(Austal)을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미함정 MRO사업에 경쟁국가도 있다. 정인섭 한화오션 사장이 '2025 셀렉트USA 투자서밋'에 참석했을 당시 일본 측도 대거 합류했다. 우에하라 아츠시 국토교통성 국토교통심의관을 비롯해 마바리조선(JMU), 미쓰비시중공업 등 일본 측 조선소 관계자가 참석했다. 일본 측은 미 해군 7함대가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주둔하고 있다는 지리적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한화오션은 비전투함 건조사업을 일단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 미 상원과 하원의 민주·공화 양당 의원들이 공동발의한 '미국의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과 항만시설법(SHIPS for America Act)'이 근거다. 이 법안에는 미국에서 만든 국제 상선을 현재 80척에서 향후 10년 내 250척으로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용하는 계획이 담겼다. 전략상선단은 비상시 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민간 선박이다. 전시에만 동원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전투함은 비밀 사항이 많아 한국과의 협력은 군수지원함 건조부터 시작하는 게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덴마크령 그린란드 편입 의지를 드러내면서 쇄빙선 건조물량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쇄빙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을 건조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K조선'이 양국 관세 협상의 지렛대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미 양국은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협력, 통화(환율)정책 등 4대 핵심 분야의 협의 방식과 범위를 조율 중이다. 조선 등 산업 협력 채널이 구체화 되면서 협상 타결 목표인 오는 7월8일까지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낙규 군사 및 방산 스페셜리스트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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