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거래량 전년比 98.7% 급증…서울 신축 수요
동대문·강동구가 거래 1,2위…대규모 단지 입주 지역
토허구역 강남3구·용산, 규제 이후 거래 '뚝'
공급절벽 심화로 인기 계속될 듯…"얼죽신은 구조적 흐름"
서울 아파트 시장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현상이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로 옮겨붙었다. 공급 절벽에 새집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아파트 분양·입주권 거래량이 1년 만에 두 배가량 급증했다. 다만 강남 3구 등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에 속한 지역의 거래량은 자취를 감췄다. 대신 3구 인근 지역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얼죽신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새집 공급안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단지 입주 동대문·강동이 거래주도…강남3구·용산은 규제 후 거래 '뚝'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에서 이뤄진 분양권·입주권 매매 건수는 총 45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28건) 대비 98.7% 증가한 수치다. 2023년 같은 기간엔 136건이었다. 매년 두 배 수준으로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다. 부동산 거래 신고기한이 30일 이내임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입주권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 분양권은 일반인이 청약을 통해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는 권리를 각각 뜻한다.
자치구별로는 동대문구가 102건으로 가장 많았다. 동대문구는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 '이문아이파크자이(4321가구)' '휘경자이디센시아(1806가구)' 등 올해 입주 예정인 대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했다. 강동구(77건)가 거래량 2위였다. 총 1만2032가구로 국내 최대 아파트인 '올림픽파크포레온'에서만 6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성동구(43건), 성북구(41건), 동작구(33건) 등이 뒤를 이었다.
신고가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25건, 2월 34건, 3월 62건에 이어 지난달에도 27건의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95㎡ 입주권은 지난달 25일 27억8000만원에 손바뀜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면적 기준 지난 1월 25억5000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다. 3개월 새 2억원이 넘게 오른 것이다. 지난달 28일 중랑구의 '리버센 SK VIEW 롯데캐슬' 전용 84㎡ 입주권은 전고점보다 8000만원가량 높은 12억원에 손바뀜됐다.
반면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에서는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지난 3월 24일 이후 분양권과 입주권 거래가 아예 없었다. 토허구역 규제 이전 4개구 거래 합계는 총 49건이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규제 이후 분양권 전매와 재개발·재건축 입주권 거래가 허가 대상이 됐다. 2년간의 실거주 의무도 부여됐다. 규제 부담이 거래 실종으로 이어진 것이다.
'얼죽신'은 구조적 현상…'공급절벽' 심화로 분양권 인기 계속될 듯
이른바 '신축 갈증'이 입주권과 분양권 수요를 키웠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준공 20년 이상인 아파트 비중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 서울이었다. 97만552가구로, 전체의 59.5%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공급 절벽'은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서울의 일반분양은 6523가구로, 1년 전보다 33.8% 감소할 전망이다. 연간 입주물량도 올해 4만6710가구에서 내년 2만4462가구로 47.6% 급감할 예정이다.
서울 지역의 강력한 '얼죽신' 수요로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도 완판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분양이 발생했던 중랑구 '더샵 퍼스트월드'는 최근 선착순 분양을 통해 완판됐다. 비슷한 시기 분양한 강서구 '힐스테이트 등촌역', 성북구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 등에서도 미분양이 났지만 현재는 모두 소진됐다. 다음 달 입주 예정인 서울 서초구의 '메이플자이' 보류지 29가구도 두 차례 입찰과 선착순 거래를 거쳐 결국 한 달여 만에 다 팔렸다. 이달 분양하는 은평구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와 구로구 '고척 푸르지오 힐스테이트'도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지만 견본주택에는 수만 명이 몰리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서울은 워낙 신축 물량이 적은 데다 2026년 이후에는 공급절벽이 더욱 심해질 것이 분명해지면서 당분간 '얼죽신' 수요가 분양권·입주권 시장에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지금 나타나는 신축 쏠림 현상은 구조적인 흐름"이라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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