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바운드 여행객 급증…국내 소비심리도 반등
여행·카지노株 수혜
하나투어·롯데관광개발 등 수혜주 주목
"우리나라에 많이 놀러 오네요."
SK증권이 발간한 5월 리포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장이다. 무려 167만명. 지난 3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천국제공항의 확장과 항공노선 확대는 물론, 일본·중국 등 주요국의 연휴 효과가 맞물리며 국내 관광산업이 뜨겁게 반등하고 있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도 빠르게 회복 중이다. 지난달 기준 외국인 입도객은 19만3000명으로, 팬데믹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해 8월(21만2000명)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또 이달 들어서는 대형 크루즈 입항도 본격화되며 외국인 입도객 수는 다시 한번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코로나19 이후가 아닌, 사드(THAAD) 배치 직전인 2016년 수준까지 기대치를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카지노 업계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롯데관광개발 의 제주 드림타워는 외국인 유입 확대와 함께 실적 반등의 중심에 서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에서 외국인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카지노뿐만 아니라 호텔·레저 수요까지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의 올 1분기 카지노 방문객 수는 약 11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3% 증가했다. 드롭액(카지노 이용객의 칩 구매 총액) 역시 4819억원으로 25.3%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수기임에도 중국 방문객이 확대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며 "이미 제주도는 중국인의 무비자 입도가 가능하고 올 3분기에 한국 전체를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는 만큼 중국인 관광객이 더 늘어나 카지노 매출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내국인의 소비심리도 꿈틀대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로 88.2까지 급락했던 소비심리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커지며 점차 회복 중인 모양새다.
특히 여행비와 오락·문화생활비 지출 전망은 뚜렷하게 회복세를 보이며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해가고 있다. 반면 의료비와 교육비 지출 전망은 소폭 하락했는데, 이는 곧 여행·오락에 대한 소비 선호가 상대적으로 강화됐음을 의미한다.
실제 해외 출국자 수는 올 1월 연휴 효과 이후 다소 감소세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목적지별 변화를 살펴보면 동남아 비중이 감소하는 반면, 일본과 중국을 찾는 여행객은 대폭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48.8% 증가했다. 일본도 6.7% 증가하며 꾸준한 인기를 증명했다. 반면 태국(-11.1%), 필리핀(-8.9%) 등 동남아는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치안 우려, 여행 콘텐츠 다양성 부족 등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에 주요 여행사들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이다. 하나투어 는 올 1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황금연휴와 내수 회복 기대 속에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1684억원, 영업이익 123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에 부합했으나, 송객 수와 평균 판매 단가(ASP)가 모두 하락하며 실적이 위축됐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향 송객 수는 전년 대비 61% 증가했다. 이는 비자 면제 및 양국간 교류 활성화에 따른 결과로, 중장기적 수요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하나투어의 실적은 올 2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며 "주가도 이미 주요 우려를 반영한 만큼 단기적인 조정을 마친 후 하반기 상승 흐름이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에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두투어 역시 '연휴효과'와 해외 패키지여행 수요 증가에 힘입어 주가가 우상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또 인천공항의 4단계 확장공사가 지난해 연말 완료되면서 외국항공사들의 한국 취항이 증가해 항공좌석 공급이 늘어난 점도 우호적인 환경이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두투어는 여러 악재로 큰 폭의 조정을 받았기 때문에 하방 경직성이 좋은 시점이고 올해는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구간에도 진입할 것"이라며 "환율 역시 올해는 어느 정도 예상 범위 내에서 변동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환율로 인한 환차손 우려도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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