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방한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
탯줄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 1상 결과 발표
"당뇨성 궤양 등 안전성 입증"
"줄기세포 기술은 이제 피부 미용을 넘어 조직 복원, 면역 조절을 동시에 유도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치료가 힘든 파킨슨병, 당뇨성 궤양 등에도 머지 않은 미래에 널리 쓰일 것입니다."
국내 최대 규모 의료기·미용학회인 '대한레이저피부모발학회 춘계 국제학술포럼' 참석차 방한한 글로벌 줄기세포 기업 '셀리서치'의 아이보 림 연구소장은 12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림 연구소장은 셀리서치의 공동 설립자이자 연구소장이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 의대를 거쳐 영국과 싱가폴에서 활동하면서, 유럽 최고 권위의 영국 성형외과학회(BAPRAS)에서 이안 맥그리거 금메달을 수상하는 등 줄기세포 치료계의 '스타 의사'로 명성이 높다.
림 연구소장이 주축이 돼 셀리서치는 세계 최초로 제대 내막(탯줄 안쪽의 막) 줄기세포를 활용한 플랫폼 기술인 'PTT-6'를 개발했다. 이를 피부미용과 탈모 치료제로 상업화시킨 '칼레심' 제품을 전 세계 40여 개국, 4500개 이상의 병원과 클리닉에 공급하고 있다.
이번 포럼에서 림 연구소장은 줄기세포를 통한 상처 재생 효과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했다. 림 연구소장은 "미국에서 PTT-6 기반 치료제의 당뇨성 족부궤양 임상 1상을 진행한 결과, 환자 전원에게서 상처 크기 감소, 염증 완화 등 유의미한 개선이 관찰됐다"며 "독성이나 부작용이 전혀 보고되지 않았고 현재 미국 임상 2상 준비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셀리서치가 주목하고 있는 제대내막 줄기세포 치료제는 체내의 고장 난 조직을 수리하거나 회복을 돕는 '만능 수리공' 역할을 한다. 버려지는 탯줄의 막에서 세포를 얻어 배아줄기세포보다 윤리적 문제가 적고, 유전자 조작 없이도 활용할 수 있다.
이 줄기세포는 다양한 세포로 변신이 가능하고 손상된 조직을 회복시키는 성장인자, 사이토카인 등의 물질을 분비한다. 이는 고장난 세포를 대체하거나 주변환경을 치유상태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런 특성으로 피부 재생과 더불어 관절염, 난치성 궤양, 뇌질환 등 여러 병에서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셀리서치는 이 치료제를 파킨슨병 치료제로도 임상 시험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줄기세포 시장의 주요 트렌드인 범용화·상용화에도 제대내막 줄기세포 치료제는 잘 들어맞는다. 림 연구소장은 "줄기세포는 미세한 배양 조건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생산 간 편차나 기능적 이질성이 임상적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최근 시장의 가장 큰 도전은 일관된 품질과 생리활성의 재현성 확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셀리서치는 원료 세포의 표준화, 배양 공정의 자동화, 성분 분석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을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매년 한국을 찾아 학회 활동과 의료계 교류를 이어온 림 소장은 한국 의료 산업과 줄기세포 기술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내놓았다. 그는 "한국은 의료진의 전문성, 환자 접근성, 기술 수용 속도 측면에서 매우 역동적인 환경"이라며 "신기술 도입에 대한 개방성도 높아 줄기세포 연구와 재생의료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 시장"이라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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