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단결하자" 메시지에 민주당 "아예 유세도 해라"

민주당 박지원·박주민 등 "지키긴 뭘 지키나"
국힘 내에서도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김문수 후보로 최종 결정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지층의 단결을 호소하며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앞서 11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은 김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국민께 드리는 호소'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윤 전 대통령은 "이번 6·3 대통령 선거는 단순한 정권 교체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 체제를 지킬 것인가, 무너뜨릴 것인가 그 생사의 기로에 선 선거"라며 "나는 끝까지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에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파면된 윤석열의 김문수 지지 선언은 도움이 될까? 그의 진심일까?"며 "그냥 조용히 있어야지 지지 선언? 아예 이참에 유세도 하길 바란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번 대선은 내란 쿠데타 세력 대 내란 반대 세력, 즉 민주세력의 대결"이라며 "용궁에 갔다가 살아 돌아온 김 후보의 太上王(태상왕)은 전광훈 목사, 上王(상왕)은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국민을 배반하고 자유와 법치를 송두리째 뭉개려 했던 사람이 지키긴 뭘 지킨다는 거냐"며 "국민의힘은 이런 윤석열조차 끝까지 안고 가겠다면 그렇게 하라. 민주당은 진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조기 대선 사태에 원인을 제공한 책임이 있는 윤 전 대통령이 선거를 앞두고 메시지를 내는 것은 당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윤 전 대통령을 향해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라며 "위헌적 비상계엄으로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그를 따르는 비상계엄 옹호 세력과도 철저히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하지 않으면) 선거 내내 이재명의 공격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옹호하다가 선거가 끝날 것이고, 윤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계속 휘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처럼 윤 전 대통령이 결코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 공개 메시지를 계속 내면서 당에 관여하려는 상황에서는 출당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