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한 대마초 마을 공터에서 소각
주민, 메스꺼움·어지럼증 등 고통 호소
튀르키예 경찰이 압수한 대마초 20t을 마을 공터에서 소각했다가 인근 주민들이 환각 증상을 겪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지난달 18일 튀르키예 동부 디야르바르크주의 작은 마을 리제(Lice)에서 대마초 20t을 소각했다. 이번에 소각한 대마초는 튀르키예 경찰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실시한 마약 단속 작전에서 압수한 것이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100억 튀르키예 리라(약 3600억원)가 넘는 규모다.
대마초 소각 후 며칠 동안 마을 전체가 연기로 뒤덮였다. 이 때문에 주민 2만5000명은 불편함을 겪어야 했다. 주민들은 창문을 닫았음에도 연기가 집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어지러움, 메스꺼움 등 증상을 보였다. 일부 주민은 환각 증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주민은 "냄새 때문에 며칠째 창문을 열 수 없었다"며 "아이들이 아파서 계속 병원에 다녀야 했다"고 말했다.
당국은 휘발유 200ℓ를 사용해 대마초 더미 위에 끼얹어 불을 붙였다. 더구나 불을 붙이기 전 대마초 뭉치를 마을 이름인 'Lice'로 배열한 뒤 점화하는 퍼포먼스까지 해 마을 주민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다.
튀르키예에서 마약 중독 대응 활동을 벌이는 비영리단체 예실 일드즈 협회의 야히야 오거 회장은 "이런 소각 방식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비전문적인 방식"이라며 "간접흡연이 직접흡연만큼이나 해롭듯이 공공장소에서 마약을 태우는 것 또한 심각한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더 나은 폐기 절차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연기 필터가 갖춰진 전용 시설이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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