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힘 대선 후보 자격 회복…당내 '쌍권 동반사퇴' 목소리(종합)

당원부표 부결로 후보교체 무산
권영세 비대위원장 사과 후 사퇴
권성동 사퇴 요구 등 당내 후폭풍

국민의힘 지도부가 추진했던 한덕수 전 국무총리로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10일 당원투표에서 부결되면서 김문수 후보가 공식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했다. 김 후보는 반(反)이재명 연대를 위한 '빅텐트 구축' 의지를 밝힌 가운데 당내에선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등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연 직후 한 전 총리를 새 대선 후보로 선출하기 위한 전 당원 ARS 투표를 집계한 결과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다만 당 지도부는 전 당원 투표의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결과적으로 당원들의 (후보 변경) 동의를 얻지 못했다"며 "절차와 과정의 혼란으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의 대선후보 자격이 즉시 회복됐고, 내일 공식 후보 등록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한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만 이 또한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 생각한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물러나겠다"고 비대위원장직을 사퇴했다.

대선 후보 자격을 회복한 김 후보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사필귀정(事必歸正), 이제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즉시 선대위를 출범시키고 빅텐트를 세워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겠다"며 "뜻을 함께하는 모든 분과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전 총리 측도 입장문을 통해 "국민과 당원의 뜻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후보자와 국민의힘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후보 확정 이후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를 중심으로 다시 힘을 모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왔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새벽의 막장 쿠데타는 위대한 당원들의 힘으로 단호히 진압됐다"며 "이제 우리는 후보 중심으로 하나로 뭉쳐야 한다. 저 안철수, 이재명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다하겠다"고 적었다.

다른 한편으로는 후보 교체를 주도한 지도부에 대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을 이 지경으로 몰고 간 사람들은 모두 직함을 막론하고 즉각 사회하고 제대로 책임져야 한다"며 당 지도부를 직격했다.

친한계 의원 16명도 성명서를 내고 "권영세 비대위원장만의 사퇴만으로는 그 책임을 다하기 어렵다"며 "이번 사태에 깊이 관여해 온 권성동 원내지도부의 동반 사퇴를 촉구한다"고 했다. 또 "이런 조치들을 통해 엉망이 된 당내 민주적 질서를 회복하고, 24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재건하길 강력히 촉구한다"며 "이제 우리당은 신속하게 당을 재정비해 24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