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소형 카메라 설치해 비밀번호 알아내
침대 매트리스 틈에 녹음기 설치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성관계 소리를 엿들은 뒤 집에 침입해 불법 녹음기까지 설치한 40대 남성이 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 이승호 부장판사는 통신비밀보호법위반, 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A(40대)씨에게 징역 6개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하고, 이를 2년간 유예한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이 거주하는 원주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우연히 이웃 B씨의 집 현관문을 통해 성관계 소리를 들은 뒤, 성적 호기심을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올해 2월 13일 오후 5시께 B씨의 집 근처에 초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전자도어락 비밀번호를 알아낸 뒤 무단으로 집에 침입했다. 나흘 뒤인 2월 16일 오후 9시 30분경에는 다시 B씨의 집에 침입해 침대 매트리스 틈 사이에 녹음기를 설치했다. 그러나 A씨의 범행은 그날 평소보다 일찍 귀가한 피해자에 의해 발각됐고, 그는 곧바로 체포돼 구속기소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성적 호기심을 이유로 피해자의 주거지에 침입하고, 사적 영역을 침해하는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옛 연인의 집에 침입해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려다 미수에 그친 6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도 했다.
이 남성은 과거 연인의 집 안방 안마의자에 초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피해자가 다른 남성과 성관계하는 장면을 촬영하려다 발각됐다. 이후 피해자가 문을 열어주지 않자 과거에 몰래 복사해 보관 중이던 스마트 카드키를 이용해 재차 출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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