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회사 '일감 몰아주기'로 수십억 이익
화인베스틸은 높은 원가율로 대규모 적자
코스피 상장사 화인베스틸 의 장인화 회장이 회사가 적자를 이어가는 와중에도 가족회사로 일감을 몰아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 회장이 올바른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는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사익 편취 행위가 더욱 논란이 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화인베스틸의 최대주주인 '화인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액 333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30%, 277% 증가한 수준이다.
화인인터내셔날은 철강재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회사다. 장 회장이 22.4%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그의 친인척인 장민준 화인베스틸 경영기획실장이 16%, 장선영 화인인터내셔날 대표가 15.7%를 보유한 가족회사다.
장 회장 가족은 화인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인베스틸 지분 26.38%를 보유하고 있다. 또 계열사 동일스틸럭스 지분도 16.92% 갖고 있다. 화인인터내셔날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화인인터내셔날의 실적이 급증한 주원인은 화인베스틸의 일감 몰아주기 덕분으로 분석된다. 화인베스틸은 슬라브(철강 반제품)로 조선용 형강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주로 포스코에서 슬라브를 매입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화인베스틸은 화인인터내셔날로부터 슬라브 등 원재료를 215억원어치 매입했다.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이에 지난해 화인인터내셔날의 전체 매출 중 65%가 화인베스틸에서 발생했다.
화인인터내셔날은 화인베스틸에 납품한 슬라브의 유통 마진도 높게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화인인터내셔날의 상품 매출은 285억원이고, 상품 매출원가는 255억원이다. 매출의 10%이상을 마진으로 남긴 셈이다.
이처럼 화인인터내셔날은 화인베스틸과의 거래로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화인베스틸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화인베스틸은 별도 기준 1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적자의 주원인은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가 큰 탓으로 분석된다. 화인베스틸의 매출액은 1145억원, 매출원가는 1272억원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양사 간 거래에서 화인베스틸의 현금만 화인인터내셔날로 흘러간 정황도 포착됐다. 지난해 화인베스틸의 화인인터내셔날에 대한 매입채무는 3억원이다. 매입 거래가 215억원임을 고려하면 결제 대금을 대부분 현금으로 지급한 셈이다.
반면 화인인터내셔날에 대한 매출채권은 88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 중 45억원은 손실충당금으로 설정했다. 손실충당금은 매출채권 회수가 힘들 것으로 예상될 때 설정하는 회계 방식이다. 화인베스틸이 화인인터내셔날에서 원재료를 살 때는 현금을 지급해줬지만, 제품을 팔 때는 현금을 받지 않고 외상으로 거래한 후 이를 손상 처리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화인베스틸 측에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변하지 않았다.
한편 장 회장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제24대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부산 지역의 상공 업계를 대표하는 종합경제단체다. 지역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을 위해 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흔들리는 韓, 퇴직자 954만명 대기 중…연금은 안 나오고 인력은 빠져나간다[정년연장, 선택의 시간]](https://cwcontent.asiae.co.kr/asiaresize/93/2024091909225031871_1726705371.jp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