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이애미 비치서 요트 침몰 사고
탑승자 32명…구조 당시 태도 빈축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비치 인근에서 인플루언서 수십 명을 태운 고급 요트 한 척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승객들은 위급한 상황에서도 셀카를 찍고 춤을 추는 등 사고 상황을 즐기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미국 남동부해안경비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3일 오후 5시쯤 플래글러 모뉴먼트 섬 근처에서 약 20m 길이의 요트가 물에 잠기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 다른 기관과 함께 대응에 나서 탑승자 32명을 모두 안전하게 구조했다"고 밝혔다.
해안경비대가 공개한 사진에는 탑승객 수십 명이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선미가 가라앉은 요트 위에서 대기하는 모습이 담겼다. 한 목격자는 "요트가 물속에서 완전히 수직으로 가라앉고 있었다"며 "정말 걱정되는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과 엑스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요트가 가라앉는 상황에서도 휴대전화로 셀카를 촬영하고 춤을 추는 승객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확산했다. 영상을 보면 비키니 차림의 여성 인플루언서들은 값비싼 물건을 챙기느라 여념이 없다.
한 여성은 맥북을 꼭 쥐고 있고 전 미스 아메리카 참가자인 리건 하틀리는 350달러(약 48만원)짜리 양주를 품에 안았다. 그러자 다른 누군가가 "아기(양주)는 안전하다"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린다.
한 남성은 구조 작업에 훈수를 두듯 "여성과 아이들이 먼저"라며 농담처럼 외쳤는데 이 말을 들은 일부 여성들은 마냥 재미있다는 듯이 소리 내 웃었다. 구조된 후에도 일부 여성들은 침몰하는 요트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었다.
사고 요트는 이탈리아 스포츠카 제조사 람보르기니가 요트 업체 테크노마르와 함께 만든 '테크노마르 포 람보르기니 63'이란 한정판 모델로 추정된다. 가격은 최소 350만 달러(약 48억원)부터 옵션에 따라 최대 600만 달러(약 83억원)에 달한다.
이 요트는 2000마력 V12 엔진을 2개 장착했으며 최고 속도는 시속 70마일(약 113㎞) 이상이다. 길이는 63피트(약 19m)로 최대 승선 인원은 12명으로 알려졌는데 사고 당시 32명이 탑승해 정원을 초과한 상태였다. 선주가 누구인지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각에서는 탑승 정원의 두 배나 되는 사람들이 타고 있던 것이 침몰에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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