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부터 포장 수수료 부과한 배민
사용자, 입점 업체 모두 소폭 감소
2위 쿠팡이츠는 증가하며 배민 추격
배달의민족의 '포장' 활성화 전략이 아직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배민은 지난달 14일부터 포장(픽업) 서비스에 대해서도 수수료 6.8%를 받기로 하고, 이를 전후로 적극적인 마케팅 프로모션 투자에 나선 바 있다. 포장 서비스를 활성화하면 장기적으로 고객이 늘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할 수 있고, 업주도 배달비 부담 없는 신규 주문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진행된 지난 한 달 배민의 고객, 업주는 모두 감소했다. 반면 배달앱 시장 2위인 쿠팡이츠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 요기요의 사용자 수(MAU)는 각각 2175만 명, 1044만 명, 486만 명을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배민에선 사용자가 약 46만 명 줄었다. 올해 들어 1월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다. 2위인 쿠팡이츠는 전월 대비 6만8000여명 증가하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유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배민은 거의 변동이 없지만, 쿠팡이츠는 360만 명 이상 늘었다. 사용자 규모로 보면 약 53% 성장한 셈이다. 여전히 배민이 압도적인 시장 1위는 맞지만 쿠팡이츠의 거센 추격에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가 포장 수수료 유료화를 두고 한 상반된 결정이 실행됐다는 점이다. 배민이 먼저 5년여간 무료 정책을 유지해 왔던 포장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 수수료는 14일부터 부과되기 시작했다. 반면 쿠팡이츠는 3월 말 종료될 예정이었던 포장 주문 수수료 무료 정책을 1년 연장했다. 지난달 MAU 등 시장 지표는 이후 받아 든 첫 성적표인 셈이다.
배민이 일부 업주 반발에도 포장 수수료 유료화를 추진한 배경에는 무료 정책으로 투자 구조가 마련되지 않아 성장이 더뎠던 포장을 활성화하면 배달과 겹치지 않는 신규 사용자가 유입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또 업주들의 이익도 개선될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포장을 활성화하는 데 300억원 규모의 마케팅 투자를 하기로 하고 지난달 포문을 열었다. 포장 주문이 쉽도록 애플리케이션 개편도 했다. 지난달 배민의 사용자 감소는 일시적·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것일 수 있지만 이런 기대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입점 업주 숫자를 봐도 배민의 전략은 시장에 바로 먹히지 못했다. 지난달 배민과 쿠팡이츠의 입점 업주가 사용하는 관리 앱인 '배민사장님'과 '쿠팡이츠사장님'의 MAU는 각각 30만3800명, 23만1200명이었다. 전월과 비교하면 배민 입점 업체는 4100여개 줄었지만 쿠팡이츠는 같은 기간 3800여개 늘었다.
다만 시행 초기 시장 상황만으로 배민의 포장 활성화 전략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 활성화는 음식 배달로만은 지속적인 성장이나 서비스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한 배민의 승부수"라며 "아직은 시행 초기인 만큼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은 지속적으로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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