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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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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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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세계는 물론 한국경제도 스태그플레이션 함정에 빠질 것이 전망되고 있다. 경기침체는 수요를 줄여 물가를 하락시킨다. 그러나 원유와 원자재가격, 임금, 환율 등 생산원가가 오르는 공급충격을 받게 되면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관세를 높이고 있다. 관세부과와 대중국 무역규제는 수입가격과 운송비를 올려 물가를 높이고 수출감소로 성장률을 둔화시킨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그동안 고금리정책으로 내수침체가 심각하고 환율상승으로 물가상승 압력이 내재되어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까지 더해지면 성장률 둔화와 인플레이션은 더욱 심해질 것이 전망된다. 기업도산과 금융부실이 확산될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실제로 수출감소로 이미 1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0.2%로 역성장했으며 국제통화기금(IMF)도 기존의 2%에서 1%로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물가 또한 오를 것이 전망되면서 기대 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 스테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먼저 내수경기를 회복시켜 기업도산과 금융부실 확산을 막아야 한다. 수출감소 충격을 내수진작으로 흡수해 성장률의 과도한 하락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수진작을 위해서는 재정지출을 늘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는 13조8000억원의 추경을 통과시켰지만 침체된 내수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하반기에 2차 추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지만 한시적으로 재정을 풀어 미국 관세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 충격을 완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를 통한 저금리 정책도 필요하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세계 주요국은 저금리정책으로 대응할 것이 전망된다. 저금리는 이자부담을 줄여서 소비와 투자 여력을 증대시킨다. 뿐만 아니라 환율의 지나친 하락을 막아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한 수출감소와 성장률 둔화를 막을 수 있다. 미국은 관세정책과 더불어 대미 무역흑자국의 환율을 내리는 즉 통화가치를 평가절상시키는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무역상대국이 환율을 높일 경우 미국내 수입물가가 낮아져 관세효과가 감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지나친 저금리, 저환율의 정책조합은 경계할 필요도 있다. 버블경제가 만들어지면서 일본의 버블붕괴와 장기침체 경험을 답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환율을 안정시키면서 전기와 가스요금 그리고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물가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 것이 필요하다. 외식물가와 농산물가격 등 모든 생활물가는 전기, 가스 등 에너지 요금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또한 농축산물의 비관세장벽을 완화해 수입을 늘려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물가 안정으로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질 경우 임금인상이 억제되면서 생산원가 상승압력을 줄일 수 있다.

한국경제는 주력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저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환율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재되어 있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정책은 스태그플레이션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 우려된다. 정책당국은 내수를 진작시키고 에너지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어 한국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의 함정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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