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임시 정부 붕괴 조짐"·WP "이재명에 불리한 변수"
NYT "정치적 자격 논란 재점화"·AFP "혼돈 심화"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두고 대통령 권한대행의 사임에 이어 경제부총리까지 물러나며 행정부 리더십 공백이 현실화된 가운데,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에게는 재판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대법원의 판단이 내려졌다.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정치적 위기'라는 강한 표현을 동원하며 한국의 정국 혼란에 주목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대법원의 판결은 이재명 후보의 정치적 경쟁자들에게 그의 자격을 다시 문제 삼을 빌미를 줬다"며 "그의 대권 도전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번 판결이 중도층 유권자들에게 심리적 이탈을 촉발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선판이 선거일을 불과 5주 남기고 완전히 뒤집혔다"며, "대법원은 선두주자인 이 후보에게 다시 재판을 받으라고 했고, 대통령 권한대행은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 결정이 '정치적 피로감'을 호소하던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치권의 연쇄 사임 사태도 외신의 주된 관심사였다. 블룸버그는 "경제부총리까지 사퇴하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대통령 권한대행이 교체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후임까지 사임한 점에 주목하며 "리더십이 회전목마처럼 바뀌는 이 상황은 외교와 통상 분야에서 한국의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국은 아시아 네 번째 경제 대국이지만, 지금은 리더십 공백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FT는 대외적으로는 조기 대선이라는 일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운영의 안정성이 담보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로이터는 "권한대행과 부총리의 연쇄 사임은 지난해 계엄 선포 이후 구성된 임시 정부 체제를 뒤흔들고 있다"며, 당장 국가 운영의 중심축이 공백 상태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이날 사퇴한 한덕수 전 권한대행은 곧바로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최상목 전 부총리는 야권의 탄핵소추 강행을 이유로 사임했다. 대통령 권한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넘어갔으며, 이로써 '대대대행 체제'라는 전례 없는 상황이 현실화됐다.
AFP통신은 이를 "대선 직전 터진 법적 불확실성과 행정부 핵심 인사의 연쇄 사퇴가 맞물리며, 정치 시스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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