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百, 명동 일대 'LTM 아트 페스타' 개최
신세계百, 더 헤리티지 '명동살롱' 전시
"예술을 통한 체험…20·30세대 집객 노려"
서울 중구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앞이 경쾌한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물들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은 호주 출신 아티스트 '브롤가'가 디자인한 '스티지(STEEZY)' 캐릭터가 거대한 풍선 형태의 조형물로 들어섰고, 롯데 영플라자 건물 외곽까지 스티지 캐릭터가 이어졌다.
브롤가는 애플과 나이키, BMW 등 글로벌 기업과 협업해 온 아티스트다. 블로가는 이번에 롯데백화점과 협업을 통해 서울의 매력을 담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멋지다'는 의미의 캐릭터인 '스티지'를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30일부터 롯데호텔과 롯데면세점, 롯데백화점이 들어선 명동 일대에서 'LTM(롯데타운 명동) 아트 페스타'를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는 '도심의 열기(DOWNTOWN FEVER)'를 테마로 '도심 속 전시관'이 콘셉트다. 오프라인 예술 체험을 강화해 집객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롯데백화점이 2023년부터 명동 상권 활성화를 위해 서울시와 공동으로 개최한 '명동 페스티벌'의 연장선이다 . 2023년 행사 당시 주최측 추산 총 40만명의 인원이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총 45만명이 참여했다. 명동길에 최대 규모의 아트 거리를 조성해 MZ세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의 필수 방문 인증 코스로 화제를 모았다.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 1층 '디올', '티파니앤코' 매장 사이에 정그림 작가의 작품 'Mono series'가 전시돼 있다. 공업용 파이프를 주요 소재로 일상적인 가구를 표현했다. 박재현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2일 방문한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과 '에비뉴엘'에는 층마다 도시를 테마로 한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예술 작품이 전시됐다. 본관 1~4층에는 한국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브랜드 매장 사이사이에 전시됐다. 1층에는 공업용 파이프를 활용해 일상적인 가구를 구현한 정그림 작가의 'Mono series', 2층에는 도심의 불꽃놀이 풍경을 묘사한 유재연 작가의 'Slept, Awoke, Slept, Awoke'가 놓여 있다.
3층에 전시된 강민기 작가의 'Sculpainting LOVE'는 인간의 내면을 하트 도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4층에서는 일상적인 도시의 모습을 담은 최연재 작가의 '그 여름의 기다림'을 감상할 수 있다.
에비뉴엘 1~4층에서는 메인 작가인 픽셀 아티스트 주재범 작가의 개인전을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서는 작품 'Caffein Buddy', 'The Same Moha'를, 1층에서는 'Pieces of Light_Seoul', 2~3층에서는 'Scattered Memories 흩날리는 기억들' 작품이 전시됐다. 각각의 작품은 입점 브랜드 사이에서 선보이면서 보물찾기를 방불케했다. 특히 4층에는 주재범 작가의 메인 전시관이 마련됐다.
이번 행사에서 전시된 일부 작품들은 고객이 원할 경우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에비뉴엘에 전시된 주재범 작가의 '흩날리는 기억들 10'은 120만원에, 본관에 전시된 강민기 작가의 'Sculpainting LOVE (pink)'는 100만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가장 인상적인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진행되는 스탬프 투어다. 을지로입구역 7번 출구 바로 옆에 놓인 롯데호텔 광장의 인포메이션 부스와 롯데호텔·롯데면세점 부스, 롯데백화점 본점 본관과 에비뉴엘 등 총 6곳을 둘러보고 5개 이상 스탬프를 찍으면 LTM 아트 페스타의 한정판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이날 스탬프 스팟에서 만난 강모씨(28)는 "최근 옥외광고에서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며 "평소에 전시를 좋아하는데, 스탬프를 찍으면서 재밌는 공간을 둘러볼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스탬프 투어는 약 30~40분가량 소요된다.
최인아 롯데백화점 아트콘텐츠팀 책임은 "(이번 행사는) 롯데의 헤리티지가 있는 명동 도심을 롯데타운으로 브랜딩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각국 도시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작업을 하는 브롤가가 취지에 잘 맞다고 생각해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젊은 고객들은 전시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20·30세대를 타겟으로 한 이번 행사는 연휴 기간 더 많은 고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롯데·신세계, 명동 일대 '예술 마케팅' 경쟁
최근 명동 일대를 두고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은 치열한 '예술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말까지 신세계 본점 더 헤리티지 4층 박물관에서 '명동살롱: 더 헤리티지' 전시회를 연다. 지난달 9일 더 헤리티지 개관 이후 처음 열리는 전시다. 해당 전시에서는 국내 1세대 사진가들이 1950~1960년대 명동 일대를 찍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옛 제일은행 건물, 서울 소공동 거리의 모습 등이다.
앞서 신세계는 2015년 더 헤리티지 건물을 매입, 남대문과 명동 일대에 쇼핑타운을 조성해 강북 지역의 랜드마크로 육성하는 방안을 추진해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의 일환으로 지난달 9일 서울 중구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리뉴얼한 럭셔리 부티크 전문관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더 헤리티지 개관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의 역사가 태동한 본관을 '더 리저브'로, 2005년 개관한 신관을 '디 에스테이트'로 이름 붙였다. 지난 3월 디 에스테이트, 지난달 더 헤리티지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더 리저브도 문을 연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명동 일대에 다시 몰려든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것이다. 명동은 그동안 한류 관광의 중심지로, 대표적인 강북 상권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명동의 공실률은 50%대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6.8%까지 떨어지면서 빠르게 회복했다. 서울관광재단에 따르면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86%가량이 명동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5월 황금연휴 기간 젊은층을 명동으로 유인하기 위한 복안도 작용했다. 최 책임은 "전시는 젊은 세대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어, 트렌디한 감각을 내세우며 집객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