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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두눈으로 美와 中보고 고개돌려 제3국을" LS의 글로벌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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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수력 기반, 디지털 허브로 도약하는 부탄 공략
전력망부터 생활필수품까지, LS의 도시 설계 전략
전후복구 기회 노리는 우크라이나 진출 시나리오
해바라기씨유를 친환경 연료로…우크라이나서 새로운 시도

"한쪽 눈으로는 미국을 보고, 다른 한쪽 눈으로는 중국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개를 돌려 제3국도 봐야 합니다."


명노현 LS그룹 부회장이 최근 임원진과의 전략회의에서 반복해 강조한 핵심 메시지다. LS그룹이 부탄과 우크라이나 등 신흥국 중심으로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단순한 해외 시장 개척이 아니다. 글로벌 공급망이 미·중 중심으로 양극화되고 주요 국가들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관세 장벽을 높이는 상황에서 구조적인 사업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복합 전략'의 일환이다.

LS는 기존 미국 내 초고압 변압기·통신케이블 공장 확장을 통해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정치적 중립성과 실질 수요가 확인된 국가들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설정하는 등 병행 접근하고 있다. 특히 부탄과 우크라이나는 각각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전후 복구 산업이라는 특수 수요를 갖추고 있어 장기적인 수익 기반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다는 판단이다.

친환경 전력 인프라로 진입하는 부탄 신도시 개발 사업

부탄의 전력 인프라 구축은 LS가 '도시 탄생 초기'부터 구조를 설계해 들어가는 방식으로 초기 선점 효과가 있다. 히말라야 수력발전으로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을 확보한 부탄은 글로벌 IT기업들이 데이터센터 입지를 검토 중인 지역이다. LS는 이곳에 전력망·통신망뿐 아니라 생활필수품 공급망까지 통합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도시 기능이 형성되기 전부터 '수요 기반'을 만들며 탄소중립 흐름에 발맞춰 친환경 전력 인프라를 공급함으로써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요까지 선제적으로 확보하려는 포석이다.


부탄 정부는 인도 접경 겔레푸(Gelephu) 지역에 약 2500㎢ 규모의 '마인드풀니스 시티(Gelephu Mindfulness City)'를 조성하는 국책사업을 추진 중이다. 2040년까지 15GW(기가와트), 2050년까지 25GW 규모의 수력발전 전력을 확보해 인공지능(AI) 및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에 대응하는 친환경 디지털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 등 에너지 집약형 산업 유치를 위해 별도의 특별행정구(Special Administrative Region)로 지정하고 독립적인 규제와 자치권을 부여했다. 지난 1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 도시 개발의 총사업비가 약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도했다. 부탄 국내총생산(GDP)의 30배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부탄 왕실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도 아다니 그룹은 570㎿ 규모 수력발전소와 컴퓨팅 센터 건립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부탄 정부와 논의 중이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전력 요금이 저렴한 겔레푸 지역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LS는 이 같은 개발 흐름에 맞춰 겔레푸 신도시 조성 초기부터 전력 인프라와 유통망 구축을 선제적으로 추진해 중장기적으로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망의 핵심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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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복구·식량안보 겨냥한 우크라이나 공급망 선점 전략

우크라이나에 대한 접근도 공급망 선점 전략의 연장선이다. LS는 지난 2월 실사단을 구성해 리비우(Lviv), 키이우(Kyiv) 등 주요 도시를 방문하고 현지 농업부 고위 관계자들과 복수의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전후 복구가 본격화될 경우 가장 빠르게 수요가 회복될 농업 분야를 대상으로 트랙터, 농업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 방안을 타진했다.


특히 농기계 등 단순한 기자재 판매를 넘어 현지 농업법인을 직접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세계 최대 해바라기씨유 생산국이라는 점에 착안해 해바라기 씨를 원료로 한 식용유 및 SAF(항공용 친환경 연료) 관련 사업 참여를 추진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해바라기 원료를 직접 수급해 저장소를 확보하고, 정제 공장을 설치해 가공한 뒤 물류 체계를 통해 공급망을 구축하는 일련의 복합 인프라 모델이 구상되고 있다. 이는 LS그룹이 에너지와 식량안보가 동시에 중요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하는 또 다른 형태의 복합 전략이자, 전후 우크라이나 경제 회복과도 직결되는 구조다.


동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확장도 같은 전략 아래 진행된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기존 거점은 생산기지와 수요지 간 연결축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고, 알제리·튀니지 등 북아프리카는 전력 인프라 수요가 높은 전략 후보지로 분류되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하고 있는 지금, LS그룹이 '지정학적으로 중립'이면서도 수요가 명확한 국가에 먼저 들어가 도시와 산업의 구조를 설계하려는 시도는 단순 수출을 넘어선 장기 투자 전략으로 읽힌다. 기업 입장에서는 초기 인프라 진입이 향후 수익 기반을 통째로 확보하는 길이며, 국가 입장에서도 산업 기반 정착에 도움이 되는 구조다.


LS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기술보다 구조를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한 시기"라며 "진입 장벽이 낮고, 실질 수요가 있는 시장에 먼저 들어가 구조를 만든 기업만이 다음 단계에서 성장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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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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