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에서 핸드백으로…
인공 가죽 배양 프로젝트 시작
6800만 년 전 멸종한 공룡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으로 만든 핸드백이 등장할까. 상상 속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영국의 한 연구팀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 현지 언론은 뉴캐슬 대학교의 조직공학 교수 체 코넌 박사가 주도하는 연구팀이 티라노사우루스의 콜라겐 성분을 이용해 인공 가죽을 배양, 이를 고급 패션 아이템으로 제작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인공가죽 배양 전문기업 랩 그로운 레더(Lab-Grown Leather), 장기 복제 전문기업 오가노이드 컴퍼니(The Organoid Company)와 협력해 1988년 미국 몬태나에서 발견된 티라노사우루스 화석 잔해에서 추출한 콜라겐과 혈액 단백질을 기반으로 공룡 가죽을 배양하겠다는 계획이다.
코넌 교수는 "우리는 티라노사우루스부터 시작해 선사시대 생동물들의 가죽을 실험실에서 복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실험실에서 배양된 티라노사우루스의 가죽은 기존 동물성 가죽과 구조적으로 동일하면서도 완전히 생분해된다"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연구팀은 티라노사우루스 콜라겐의 유전적 서열을 DNA 형태로 재현한 뒤, 이를 가죽 세포에 도입해 실험실에서 배양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핸드백, 재킷, 차량용 시트 등 다양한 '공룡 가죽' 제품의 상용화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합성 유전체 공학 전문가 톰 엘리스 교수는 "이 프로젝트는 과학보다는 마케팅에 가까운 쇼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유전체학 수준으로는 티라노사우루스만의 특정 콜라겐 유전자를 설계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이 프로젝트에서 나올 수 있는 콜라겐의 특성은 소나 닭의 콜라겐과 비슷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다른 대체 가죽과 비슷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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