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플라스틱 로드맵 이후 닷새 연속 상한가
주가 2880원→1만660원으로 수직 상승
30일 1만3590원까지 올랐던 주가 7580원으로 급락
삼륭물산이 정치 테마주로 이름을 올리며 급등한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삼륭물산 주가는 장 초반1만3590원까지 치솟았다가 7880원으로 마감했다. 하루 동안 고점 대비 저점 변동폭은 44.3%에 달했다.
앞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국가 차원의 탈(脫) 플라스틱 로드맵을 수립하겠다"고 말하면서 삼륭물산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삼륭물산은 우유팩으로 익숙한 '카톤팩'을 생산한다. 카톤팩은 종이로 만드는 액체음료 포장용기를 뜻한다. 카톤팩 시장은 우유 소비량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자회사인 에스알테크노팩은 무균밥 용기와 커피 음료컵 등 플라스틱 식품용기와 기능성 필름을 제조한다. 에스알테크노팩은 산소 차단 코팅 기술(GB-8)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했다. 산소 차단 코팅필름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재활용 하는 데 용이하다. 삼륭물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940억원, 영업이익 58억원, 당기순손실 59억원을 기록했다.
카톤팩과 산소 차단 기술력 등이 주목받으면서 삼륭물산 주가는 지난달 22일부터 2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다. 주가는 2880원에서 1만660원으로 270% 수직으로 상승했다. 한국거래소는 투자경고 종목 지정 이후에도 주가가 급등했다며 29일 하루 동안 삼륭물산 주식거래를 중단했다. 30일 거래가 재개됐고 오전 한때 주가는 1만3590원까지 오르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다. 오전 11시20분께 주가는 하락 반전했고 오후 2시54분 7570원까지 추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781만주에 달했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자금이 장 초반 주가를 끌어올렸다가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주문이 몰리면서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은 이날 하루 동안 5억5000만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만에 평균 평가손실률 -25.4%를 기록했다.
정치 테마주로 거론되기 이전 삼륭물산은 하루 거래량이 1만주도 안되는 날이 대다수일 정도로 거래가 활발하지 않았다. 상한가 행진 중에도 100만주 이상 거래된 날은 1거래일에 불과했다. 시장에서 외면당했던 시기 삼륭물산 시가총액은 400억원대에 머물렀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79.9%인 점을 고려하면 유통 물량도 적다. 지난달 22일 첫 상한가를 기록했을 당시 거래대금은 20억원으로 시가총액의 5% 수준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가총액이 작은 데다 유통물량이 적은 상장사가 정치 테마주로 엮이면서 급등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추종 매매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는 개인투자자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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