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트럼프 취임 100일 디트로이트 집회
집회 전 관세 완화 조치 발표 예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관세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완성차와 부품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완화 조치는 시간을 벌어준 것일 뿐 궁극적으로 미국 내 공급망 강화를 위해 언제든 미국이 관세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불안은 남아있다.
29일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완성차에 부과한 25% 관세와 철강·알루미늄 등 다른 품목에 대한 관세가 중복으로 부과되지 않도록 조정할 계획이다.
또한 다음 달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 부품에 예정됐던 25% 관세도 조정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소급 적용되며 이미 납부한 관세에 대해선 환급이 가능하다. 미국 정부는 1년간 미국산 자동차 1대 가격의 3.75%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부품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다. 2년 차에는 2.75%로 축소된 이후 점진적으로 폐지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자동차·부품 관세 부과를 발표했으나 미국 자동차 업계와 노동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자동차혁신연합(AAI)과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가 주축인 자동차정책위원회(AAPC) 등은 지난 22일 미국 재무부와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관세 철폐를 촉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자동차 부품에 대한 관세로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며 "대부분의 공급업체가 관세에 따른 혼란을 감수할 만큼 자본력을 갖추지 못해 이미 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자칫하면 생산 중단과 해고,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미국의 관세 완화 조짐은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 업계에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관세 조치는 완성차보다 부품사에 보다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2억22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 자동차 부품 수출에서 미국 비중은 3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무분별한 관세 부과는 완성차 업체는 물론 부품사에 대한 수익성 악화, 소비자에게는 차량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이를 감안한 미국 정부가 업체들의 공급망 재편을 위해 시간을 벌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외곽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해 미국 제조업 부흥을 위한 자신의 전략을 강조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 참석하기 전에 이번 관세 완화 조치의 세부적인 안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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