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적 배우자지만 성관계 안해
아이 원하면 입양하거나 인공수정
최근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랑이나 성적인 관계가 중심이 아닌 가치관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와 결혼하는 '우정 결혼'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청년들이 결혼에 대한 사회적 압박을 피하기 위해 전통적인 결혼 대신 친구와의 우정 결혼을 선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사랑이나 성적인 관계가 중심이 아닌 가치관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와 결혼하는 '우정 결혼'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본문과 직접적인 연관 없음. 픽사베이
우정 결혼은 이성적 관계가 아닌 친구와 가치 및 관심사를 공유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데 초점을 두는 사이다. 이들은 한집에 함께 살지만 보통 각자의 방에서 잠을 따로 잔다. 성관계도 하지 않으며 만약 서로 자녀를 갖기로 합의하면 인공수정이나 입양 중 하나를 선택한다.
우정 결혼을 한 이들은 법적으로는 배우자이지만 다른 사람과 연애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둘 중 한 명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 전통적인 결혼을 원할 경우 이혼할 수 있다'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중국 충칭 출신의 20대 후반 여성 메일란은 4년 전 가장 친한 친구와 우정 결혼을 했다. 두 사람은 혼인신고는 했지만 별도의 방에서 각자 잠들고 성관계는 하지 않는다. 자녀 역시 갖지 않기로 합의했다. 메일란은 "우정 결혼을 통해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되어 의료 응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서로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됐다"며 "남편과 나는 같이 사는 룸메이트이자 가족"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출신의 여성 클로이(33)는 지난해 대학 동기와 우정 결혼을 했다. 두 사람은 가사 비용 분담, 재산의 개별 소유, 가족 방문 등에 관한 혼전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에는 이혼 조항도 있다. 클로이는 "우리 중 누구라도 전통적인 결혼을 원하는 상대를 만난다면 이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후베이성의 가족 관계 컨설턴트인 판리안은 우정 결혼에 대해 "개인의 독립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런 관계는 불안정할 수 있으며 현실 도피처로서 누구에게나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우정 결혼은 사회적 압박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인 해결책일 뿐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1인 가구 혜택이 개선되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