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박성민)는 경찰과 협력해 최근 3년간 인천지역 4대 폭력 범죄단체의 조직원 97명을 붙잡아 폭력행위등 처벌에관한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이 기소한 조직원들은 간석식구파, 주안식구파, 꼴망파(신포동식구파), 부평식구파 소속이다. 이 가운데 부평식구파 조직원인 20대 A씨는 조직 내 기강을 세운다는 명목으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후배 조직원 2명을 야구방망이로 때리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다른 조직원을 가해자로 내세운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폭력 조직원들은 번화가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행인을 무차별 폭행하거나 과도한 채무 변제를 요구하면서 시민을 폭행·협박해 금품을 빼앗았으며 집단으로 차량을 파손하기도 했다.
꼴망파 조직원 B씨는 로또 당첨번호 제공 사이트를 만들어 피해자 5000여명으로부터 51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 됐으며, 부평식구파·꼴망파·주안식구파 조직원 5명은 연합해 피해자 16명으로부터 4억8000만원 상당의 중고차 사기를 벌여 불구속 기소됐다. 간석식구파 조직원 C씨는 10억원대 가상자산 사기를 벌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12월 인천 연수구 식당에서 집단 난투극을 벌인 간석식구파·부평식구파 조직원 5명과 지난 달 폭력 조직원 출신 피해자로부터 1억2000만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빼앗은 주안식구파 조직원 4명도 기소됐다.
인천지역 폭력조직은 2011년 '길병원 장례식장 앞 집단 난투극' 이후 규모가 약화했으나 최근에는 20∼30대인 이른바 'MZ(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세력을 재확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MZ 세대 폭력조직원은 유흥업소·도박장 보호비, 불법 사채, 유통업 장악 등 일정 지역을 기반으로 불법 사업을 하던 과거 세대와 달리 계파가 아닌 범죄를 중심으로 뭉쳤다가 흩어지는 경향을 보이고, 조직원 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범죄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또 보이스피싱과 가상자산 사기 등 비대면 범죄를 저지르면서 일반 시민도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규 폭력조직원이 지속해서 유입되는 추세"라며 "이들은 문신을 드러낸 채 헬스장, 대중목욕탕, 번화가 등을 활보하며 불안감을 야기하고, 시민을 상대로 각종 범죄를 저질러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밝혔다.
또 "MZ 세대는 '신분 과시'의 수단으로 폭력조직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며 "젊은 층이 범죄단체에 단순 가입해도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도록 지속적인 범죄예방 교육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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