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지퍼 연 '군복男'…잡고 보니 진짜 군인

신분당선 지하철서 중요부위 노출
서초경찰서, CCTV 추적해 신원 확인

수도권 지하철 신분당선에서 군복 차림으로 신체 중요 부위를 노출한 남성의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한 가운데 경찰이 해당 남성의 신원을 특정했다. 이 남성은 20대 현직 군인으로 파악됐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는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지난 23일 공연음란 혐의를 받은 20대 남성 A씨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9일 군복과 군화 차림으로 지하철 신분당선 객실 안에서 신체 중요 부위를 노출한 혐의를 받는다.

현직 군인으로 밝혀진 A씨는 지난 19일 오후 2시쯤 신분당선 양재시민의숲역에서 내렸다가 다시 신분당선을 타고 강남역으로 이동해 2호선으로 환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출석 일정 등을 조율 중이다. A씨는 군인 신분이지만 2022년 개정된 군사법원법에 따라 성폭력 등 특정 범죄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 부여되기 때문에 앞으로 경찰에서 수사받게 된다.

한편 사건 당일 누리꾼 B씨는 엑스(X·옛 트위터)에 "신분당선 타는 여성분들 조심하세요"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군복 입은 남성이 중요 부위를 노출하고 있는 사진과 영상, 피해 내용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는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바지 지퍼를 내리고 신체 중요 부위를 노출하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B씨는 피해자 C씨가 자신에게 보낸 피해 내용도 공유했다. C씨는 B씨에게 "오늘 신분당선 타는데 군복 입은 남자 군인이 바지 지퍼 열고 내 앞에 서 있었다. 핸드폰으로 사진 찍는 듯한 행위도 했다"며 공론화를 부탁했다. 이어 "너무 놀라서 신분당선 민원 번호로 문자를 보냈는데 문자가 안 되더라"라며 "그래서 경찰에 연락했고 현재 공연음란죄로 사건 접수된 상황인데 남성을 잡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C씨는 B씨에게 "신분당선 매일 이용하는 입장에서 너무 무섭다. 신분당선 타는 여성분들 조심하라고 글 좀 올려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경찰이 조언해 줬는데 열차 안에서 저러는 경우 지하철 민원으로 신고하지 말고 바로 112에 문자로 열차번호랑 같이 보내는 게 빠르다더라"라고 덧붙였다. 이후 해당 게시물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빠르게 확산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