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중국 '성형중독' 실태 집중 조명
"매년 2000만명의 중국인이 성형수술"
"부작용 우려도…무허가 시술 업체 난립"
"수술을 너무 많이 해서 더 이상 손댈 곳이 없대요. 그래도 예뻐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중국에서 매년 2000만명이 성형 수술을 받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의 '성형 광풍 현상'을 외신도 주목했다. 100회 이상 수술을 받은 인플루언서의 사례부터 무허가 업체 시술 피해자에 의한 부작용까지 외모지상주의가 초래한 사회적 부작용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23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중국에서 매년 2000만명이 성형 수술을 받고 있으며 그 중 80%는 25세 전후의 여성들"이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에서는 외모가 사회적 성공과 직결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제 성형은 더 이상 금기가 아닌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14세에 지방흡입 수술을 받은 뒤 지금까지 100차례 넘는 수술을 받은 중국 인플루언서 애비 우(35)의 사례를 전했다. 애비는 "지금까지 각종 성형과 시술에 약 50만 달러(약 6억7000만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턱뼈를 세 차례나 줄여 매달 턱살 처짐을 방지하는 시술을 받아야 하고 수술로 인한 멍을 가리기 위해 컨실러를 발라야 한다"면서도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날이 갈수록 자신감과 행복감이 커졌다"며 수술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애비는 이미 100여차례의 수술을 받았음에도 코 성형 수술을 다시 고민 중이라고 한다. 그는 "수술을 너무 많이 받아서 피부가 예전처럼 잘 늘어나지 않는다. 의사들이 손댈 곳이 없다고 한다"며 "그러나 더 아름다워지려는 내 여정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BBC는 중국에선 무허가 성형 시술이 보편화 돼 있어 이로 인한 의료사고도 속출한다고 지적했다. 2019년 기준 중국 내 8만여개 업체가 무허가 상태였고 자격이 없는 시술자도 10만명 이상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로 인해 매일 수백 건의 성형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상하이의 성형외과 의사 양루 박사는 "최근 들어 잘못된 수술을 복구하기 위한 재수술 환자가 크게 늘었다"며 "어떤 환자는 친구 집 거실에서 시술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유에유에(28)는 친구가 운영하던 불법 클리닉에서 얼굴 볼륨을 위해 콜라겐 주사를 맞았다가 피부가 시멘트처럼 굳는 부작용을 겪었다. 여러 유명 병원을 전전하며 수차례 복구 수술을 받았지만 피부조직 손상으로 얼굴은 여전히 복구되지 않았다. 그는 "이전 얼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털어놨다.
BBC는 이같은 중국의 성형 광풍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미의 알고리즘'이 있다고 짚었다. 중국에서 유행 중인 성형 앱 '소영(SoYoung)'과 '겅메이(GengMei)'는 사용자 얼굴을 스캔해 '결점'을 분석하고 인근 병원의 시술을 추천한다. 애비 역시 해당 앱에 자신의 얼굴을 스캔하자 "눈 밑 지방 제거" "턱 확대" "코 재수술" 등 수많은 시술 항목이 뜬다며 "내가 이미 다 한 건데도 추천이 멈추질 않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BBC는 "중국의 성형 열풍은 단순한 외모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며 "정부 차원의 규제가 시도되고 있지만 무자격 시술자와 편법 운영은 여전히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짚었다. BBC는 "중국 중앙보건위원회는 무자격 의료인의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일부 병원은 폐업 전 동일한 주소로 재등록하고 제재받은 의사도 버젓이 현장에 복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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