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갚는 기업 늘어간다… 은행대출 연체율 6년3개월 만에 최고

2월 국내은행 대출 연체율 0.58%, 6년여만에 최고
경기부진으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치솟아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못하는 기업이 증가했다.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58%였다. 2018년 11월 0.60%를 기록한 이후 6년3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 말과 대비해서는 0.05%포인트 올랐고,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0.07%포인트 상승했다.

부문별로 보면 가계대출보다는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 폭이 커지면서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지난 2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68%로 전월 말 기록한 0.61%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0.84%로 전월 말 대비 0.07%포인트 올랐다. 특히 중소법인 연체율은 0.90%에 달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6%로 높은 편이었고,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0%로 비교적 낮았다.

금감원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비교적 크게 상승하면서 전체 연체율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대출 연체율이 은행의 건전성을 위협할 만큼 높은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경기가 나빠지면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43%로 전월 말과 같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9%로 전월 말과 같았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이 0.89%로 전월 말 대비 0.05%포인트 올랐다. 2월 중 신규연체 발생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연체채권 정리 규모는 1조8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8000억원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향후 신용위험 확대 가능성 등에 대비해 은행이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연체율 관리 및 부실채권 상·매각 등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강화토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