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이후 강남 수요 일부 과천으로 이동
재건축 진행되며 공급절벽…전세가도 전국 1위
세종시 ‘천도론’ 기대감 속 주간 상승률 2위로 '쑥'
'준강남'으로 불리는 경기도 과천시가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 전국 1위로 올라섰다. 과천은 2023년과 2024년에도 2년 연속 전국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확대 지정 이후 서울 동남권이 주춤한 사이 과천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
24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셋째 주(21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28% 올랐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또한 올해 누적 상승률 4.42%를 기록하며 송파구(4.35%)를 제치고 올해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지역이 됐다. 2023년 18.03%, 2024년 17.23%로 2년 연속 전국 아파트값 연간 상승률 1위를 기록했던 과천이 또다시 선두 자리에 오른 것이다.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가 지난달 24일 토허구역으로 확대 지정된 이후 과천은 4번의 주간 집계에서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과천은 전세가 상승률도 주간 기준 1위(0.23%)를 기록했다. 연간 누적 전셋값 상승률 1위(2.56%) 역시 과천이다. 과천 주공 5·8·9단지가 본격적으로 재건축이 추진되면서 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동시에 '전세 품귀'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규제 이후 강남권의 일부 수요가 과천으로 이동하는 등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과천의 집값을 밀어 올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달 들어 과천주공9단지 47㎡와 과천자이 59㎡와 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 59㎡, 과천위버필드 99㎡, 과천푸르지오써밋 84㎡, 래미안슈르 59㎡ 등 신축과 재건축을 가리지 않고 신고가 거래가 나왔다. 과천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대출 여건, 입지, 학군, 생활권이 강남과 유사하면서도 규제는 약한 과천이 대체지로 급부상한 상황"이라며 "매물 회수 흐름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상승 추세가 단기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과천이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과천에 이어 '천도론'으로 달아오르고 있는 세종시가 전국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 2위(0.23%)를 기록했다. 세종은 지난주 2023년 11월 이후 1년 5개월 만에 하락에서 상승으로 전환한 지역이다. 전주의 0.04% 상승에 이어 0.23% 상승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은 "정주여건 양호한 고운·다정동 위주로 상승하며, 세종 전체 상승 폭이 확대됐다"고 했다. 세종은 6월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유력주자들이 대통령실과 공공기관 이전을 언급하면서 '행정수도 이전'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한편 규제 이후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는 강남3구와 용산구 아파트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거래량은 급감했지만, 가격은 내려가지 않는 흐름이다. 4월 3주 차 기준 강남은 전주 대비 0.13%, 서초는 0.18%, 송파는 0.18%, 용산은 0.13% 올랐다. 이 4개 구를 포함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8% 상승했다. 지난주와 상승 폭이 같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하락,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지방(-0.04%)이 여전한 내림세를 보이며 전국 아파트값 하락을 주도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대비 보합을 유지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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